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헌법재판소가 선박의 운항이 힘들 정도의 결함을 발견하면 누구든 그 내용을 해양수산부 장관에게 신고해야 하고, 이를 위반하면 처벌하도록 한 선박안전법 조항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지난 30일 이런 내용이 담긴 선박안전법 74조에 대해 재판관 ‘6(합헌) 대 3(위헌)’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고 3일 밝혔다.
청구인들은 A선사의 대표이사, 해사본부장, 공무감독 등 5명이다. A선사의 선박 B호는 2017년 브라질에서 중국으로 향하던 중 연락이 두절돼 선원 24명 중 22명이 실종됐다. 선박 운항 기록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청구인들은 선박 내 균열이나 누수 등 결함을 알고도 해수부 장관에게 신고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감항성((堪航性·선박이 안전한 항해를 하기 위해 필요한 준비가 된 상태)의 결함을 발견하면 해수부 장관에게 신고해야 한다’는 선박안전법 조항을 위반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해당 조항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했으나 기각됐고, 실형을 받았다.
청구인들은 선박안전법에 따르면 매우 경미한 결함의 신고를 누락한 경우에도 법집행기관의 자의적 판단에 따라 처벌받게 될 위험이 초래된다며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이들은 신고의무 조항의 ‘감항성의 결함’은 추상적이고 불명확한 개념이라며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또 신고의무 조항의 적용 범위가 지나치게 넓어 책임과 형벌 간 비례원칙에도 위배된다고 했다.
헌재는 ‘감항성의 결함’의 의미가 다소 광범위하기는 하지만, 안전한 항해와 관련된 무수히 많은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는 개념의 본질에서 비롯된 것이어서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봤다. 헌재는 어떤 선박이 감항성을 갖추고 있는지를 판단하는 확정적이고 절대적인 기준은 없다며 선박이 위험에 처하는 모든 경우의 수를 가정해 법령에 구체적으로 기술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또 선박 사고는 특성상 육지 사고에 비해 즉각적인 외부 조력을 기대하기 어려워 막대한 인명피해와 손실이 발생할 위험성이 크다며 과도한 형벌이 아니라고 했다.
다만 이종석·이은애·정형식 재판관은 반대의견을 냈다. 이 재판관들은 신고의무 조항의 ‘감항성의 결함’에 대해 구체적으로 규정된 부분이 없어 법을 적용받는 사람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봤다. 재판관들은 수범자들은 아주 사소한 결함까지 모두 신고해 운항에 지장이 생기는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것을 감수하거나, 신고하지 않고서 법 집행기관에서 이를 감항성의 결함으로 해석하지 않기를 기대해야 하는 처지에 놓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들은 선박 운항에 책임이 없는 일반 직원까지 신고의무 조항을 적용하는 것이 과도하다고 봤다. 재판관들은 육상에서 업무를 수행하는 직원들로서는 개별적인 항해마다 변화하는 감항성이 어떠한 것인지 확인하고 판단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함에도 신고의무를 부담하게 된다고 했다.
정부가 전공의와 소속 수련병원에 내린 진료유지명령, 업무개시명령, 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 등 각종 명령을 4일 철회했다. 정부는 이번 철회를 두고 진료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현안 브리핑에서 전공의들이 개별 의향에 따라 복귀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병원장에게 내린 사직서 수리금지 명령과 전공의에게 부과한 진료유지명령, 업무개시명령을 오늘부로 철회한다고 말했다.
그는 환자와 국민, 그리고 의료 현장의 의견을 수렴해 진료 공백이 더 이상 커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정부가 내린 결단이라며 오늘부터 각 병원장께서는 전공의의 개별 의사를 확인해 복귀하도록 상담·설득해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병원별로 전공의 규모도 다르고, 현장을 이탈한 개인별 사정도 다르기 때문에 언제까지 수리해야 한다는 기한은 정하고 있진 않다며 그렇지만 복귀에 따른 여러 가지 제도 개선 등의 검토를 위한 시간이 필요한 점을 고려할 때 마냥 기다리기 어렵기 때문에 너무 늦지 않게 결정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설명했다.
조 장관은 현장에 남아서 묵묵히 환자 곁을 지켜준 전공의와의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는데, 이들에게는 별도의 지원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했다. 이어 사직서 수리를 허용해 달라는 현장 의견이 지속해서 제기돼 정부가 비판을 각오하고 명령을 철회하기로 한 것이라고 했다.
정부는 행정처분 절차 중단 등 전공의가 병원으로 복귀하는 데 제약을 없애기로 방침을 정했다.
조 장관은 전공의가 복귀하면 행정처분 절차를 중단해 법적 부담 없이 수련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조속히 복귀하는 전공의들은 차질 없이 수련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수련기간 조정 등을 통해 필요한 시기에 전문의를 취득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며 이 경우에도 수련의 질이 저하되지 않도록 프로그램을 보완하겠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전공의 연속 근무시간 단축 시범사업, 전문의 중심의 상급종합병원 운영, 수련환경 전면 개편 등을 통해 질 높은 교육이 이뤄지게 하겠다고 했다.
조 장관은 그간 전공의 여러분들이 제대로 수련받을 수 있는 여건을 만들지 못한 데에는 정부의 책임도 있다며 이제는 정부가 여러분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훌륭한 의료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몇 년 사이 정치적 분열과 양극화가 심화하면서 세계 곳곳에선 진보와 보수가 사회적 이슈를 놓고 격렬하게 충돌하는 ‘문화전쟁’이 일상이 됐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이 벌이는 학살을 규탄하는 미국 대학생들의 반전 시위를 둘러싼 논란은 문화전쟁의 가장 최근 사례에 해당한다. 유럽에서 갈수록 극우정당의 영향력이 커지는 데다 오는 7월 영국 총선과 11월 미국 대선 등 주요 선거들이 기다리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동안 서구사회를 달궈온 문화전쟁의 파고는 더욱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우리에겐 논쟁이 필요하다>는 영국 브라이던&서식스 의대에서 응용철학을 가르치는 저자 아리안 샤비시가 영미권 문화전쟁의 가장 뜨거운 이슈들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펼친 책이다. 쿠르드계 영국인인 그는 인종차별과 여성혐오, 정치적 올바름, 캔슬컬처(손절문화) 같은 이슈들을 이슬람계 비백인·반자본주의자·페미니스트라는 정체성의 렌즈로 들여다본다.
2017년 영국의 전 국가대표 축구 선수 트레버 싱클레어가 음주 운전으로 체포됐다. 흑인인 그는 음주 운전에 대한 처벌 이외에 ‘인종차별적 공공질서 위반죄’에 대한 벌금형도 받았다. 체포 당시 경찰관에게 백인 ○새끼라는 욕을 했다는 게 이유였다.
이 사건은 ‘백인에 대한 인종차별(역인종차별)은 가능한가’라는 물음을 제기한다. 당시 영국의 축구계 인종차별 철폐 운동단체 ‘킥잇아웃’은 이를 인종차별로 보고 유감을 표명했으나, 저자는 싱클레어의 행위를 ‘인종차별’이라는 표현으로 규정하는 것은 오류라고 말한다.
왜 그런가. 인종차별은 구조적 억압의 대상을 향할 경우에 성립한다. 저자에 따르면 구조적 억압이란 어떤 사람이 특정 사회 집단에 속해 있다는 이유로 부당한 대우를 받는 것을 가리키는데, 역사적으로 백인은 인종 위계 안에서 억압당한 적이 없다. ‘백인 ○새끼’라는 욕설은 전례가 거의 없고 이후에 반복될 여지도 지극히 낮다. 불쾌하고 위협적인 욕설임은 분명하나 개별 사례에 해당하는 모욕을 다루는 것과 연속성이 있는 모욕을 감내하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 유색 인종이 듣는 ‘네 나라로 꺼져’, ‘집에나 가’라는 말은 그들의 삶 속에서 셀 수 없이 많은 순간 울려 퍼졌던 말이다.
백인이 흑인으로 분장하는 ‘블랙페이스’와 흑인이 백인으로 분장하는 ‘화이트페이스’를 수평 비교할 수 없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블랙페이스는 19~20세기 연극이나 영화에서 흑인에 대한 인종차별적 고정관념을 자극해 관객들을 웃기는 데 사용됐다는 역사적 배경이 있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
저자는 같은 논리로 남성에 대한 차별도 인정하기 어렵다고 본다. 남성은 성과 젠더의 위계에서 구조적·집단적·역사적으로 억압당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남자는 쓰레기다라는 말은 혐오표현일까. 나쁜 짓을 하는 남자들도 많지만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지 않나. 저자는 2019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의 성희롱과 관련해 이러니까 남자들을 쓰레기라고 하지라는 트윗을 올렸다가 후원사를 잃은 브라질의 여성 인플루언서 가브리엘라 카투조의 사례를 소개한다. 저자는 모든 남성이 쓰레기가 아니라는 점은 인정한다. 그러면서도 가부장에서 어떻게 ‘남자는 쓰레기다’라는 표현이 남자들에게 폐해를 끼칠 정도의 힘이나 침투력을 갖는지 의심스럽다면서 ‘쓰레기’ 발언은 오히려 혐오와 싸우기 위한 의도에서 나온 발언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또 ‘남자는 쓰레기’라는 표현은 모든 뱀이 독사는 아니지만 ‘뱀은 독이 있다’는 말이 성립하는 것처럼, ‘총칭적 일반화’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저자는 정치적 올바름과 손절문화가 표현의 자유에 대한 억압이라는 최근의 비판에 대해서도 두 개의 챕터를 할애해 논박에 나선다.
보수 성향 영국 방송인 피어스 모건은 2021년 해리 왕자의 아내 메건 마클이 영국 왕실에서 경험한 인종차별을 믿을 수 없다고 했다가 거센 비난을 받았다. 자발적으로 사표를 내긴 했지만 인기 프로그램 ‘굿모닝 브리튼’에서도 떠났다. 작가 J.K. 롤링은 2020년 트랜스젠더 혐오 발언으로 <해리포터> 주연인 다니엘 래드클리프과 에마 왓슨의 비난까지 받았다. 진보성향 인사도 손절문화를 피해가지 못한다. 민주당 성향 미국 선거 데이터 분석 전문가 데이비드 쇼어는 2020년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시위가 미국에서 확산 중일 때 ‘폭력 시위는 민주당에 도움이 안 된다’는 트윗을 올렸다. 그는 ‘대중의 관심을 인종차별에서 다른 곳으로 돌리려는 시도’라는 비판을 받고 컨설팅 기업 시비스 애널리틱스에서 해고당했다.
이 같은 사례들이 누적되면서 일각에서는 ‘워크(woke·깨어 있는 사람)’라 불리는 진보파들이 젠더·인종·소수자 문제 등에서 ‘정치적으로 올바른’ 용어나 표현에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해 사소한 실수에도 과도한 공격을 가하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를 두고 ‘좌파 권위주의’ ‘좌파 전체주의’라는 비판도 나온다.
저자는 정치적 올바름에 대한 요구는 삶을 골치 아프게 만들려고 고안된 교묘하고 사악한 방해물이 아니다라면서 집단을 대할 때 그 집단 내에서 개발한 단어를 사용하고 그들이 상처가 된다고 말하는 단어는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손절문화에 대해서는 이것이 최선의 일차 처치는 아닐 수도 있고 생각을 고쳐먹은 사람들에게는 문이 열려 있어야 하지만, 외면은 나쁜 짓을 단념시키는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다고 변호한다.
저자는 ‘손절’ 대상은 대부분 영향력과 일정한 권력을 지닌 사람들이며, 고대 아테네에서처럼 10년 동안 추방되는 것과도 다르다고 지적한다. 대단한 특권을 누리는 사람은 대개 많고 많은 특권 중 일부만, 그것도 일시적으로 잃는다. J.K. 롤링은 트랜스포비아 때문에 손절당했다고 불평할지 모르지만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작가로 꼽히고 트위터에서 1400만 명의 팔로어를 거느리고 있다. 그저 트랜스젠더들의 주변화에 마음을 쓰는 사람들이 그와 그의 작품에 거리를 두기로 작정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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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하지만, 사랑할 수는 없는…
<우리에겐 논쟁이 필요하다>는 지난 3월 한국어판이 출간된 르네 피스터의 <잘못된 단어>(문예출판사)와 뚜렷한 대조를 이룬다. 독일의 진보성향 주간지 슈피겔의 워싱턴 특파원을 지낸 피스터는 과도한 정치적 올바름이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고 트럼프의 재선을 이롭게 한다고 주장하지만, 샤비시는 힘있는 자들의 나쁜 짓을 단념시키는 방법이라는 입장이다.
두 책은 ‘정치적 올바름’에 대해 각기 다원주의를 중시하는 자유주의적 접근과 정의를 강조하는 좌파적 접근을 보여준다. 예컨대 <우리에겐 논쟁이 필요하다>에도 소개된 미국 선거 전문가 쇼어의 사례와 관련해 피스터는 취소 문화는 구조적으로 연료가 공급되는 도덕적 분노다. 이런 분노는 진실에 관심이 없고 분노의 대상이 직장이나 발언권을 상실해야 비로소 가라앉는다고 비판했다. 반면 샤비시는 쇼어가 해고된 것은 지나친 일이었다면서도 쇼어는 인종, 시위 전략, 게시물 게재 시기를 좀 더 신중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었을 것이라고 평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