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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진의 낯선 사이]K방산이 위협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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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한 작성일24-06-26 00:55 조회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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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국방은 대한민국 국방부의 건군(建軍) 이념이다. 자주국방은 분단과 한·미 동맹이 상수였던 한국 현대사를 상징한다. 남한 사회의 성장에 따라 ~로부터의 자주가 바뀌었을 뿐이다. 북한에 비해 경제적·군사적으로 열세였던 1970년대의 자주국방은 ‘북한으로부터’ 자주국방(self-reliance defense)을 의미했고, 2000년대에는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등 ‘미국으로부터’ 자주국방을 추구했다. 전자는 박정희 전 대통령, 후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주요 정책이었다.
이처럼 그간 자주국방론은 주로 북한과 미국이라는 외부를 상정한 담론이었다. 다시 말해 외부에 의존하지 않고 침략에 대비하는 ‘방어용’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그러나 지구상 어느 국가도 자국의 국방 정책을 ‘침략용’이라고 하지 않는다. 한 해 1000조원의 국방비를 사용하는 미국 국방부 명칭도 ‘DOO(Department of Offence)’가 아니라 DOD(Department of Defence)이다. 현실주의 국제정치학에서는 공격이 곧 자위력(自衛力)이라고 본다.
최근 몇십년간 남한은 세계 최상위권의 군비 지출국이자 무기 수출국으로 변모했다. 이제 자주국방이 아니라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자율(auto/normy)’ 국가가 되었다.
지난 4월17일자 경향신문에는 ‘경향신문답지 않은’ 기사가 실렸는데, 기사 제목은 ‘가성비’ 날개로 이륙하는 K방산, J방산 추격 따돌리고 순항할까였다(이후 독자들의 비판이 있었다).
기사에 따르면, K방산은 지난해 140억달러(약 18조6000억원)어치를 수주해 2년 연속 글로벌 톱 10 방위산업 수출국에 이름을 올렸다. 수출 대상국도 2022년 폴란드 등 4개국에서 지난해에는 아랍에미리트연합(UAE), 핀란드, 노르웨이 등 총 12개국으로 늘어났다.
또한 며칠 전 매체들은 K9 자주포(自走砲)가 9억2000만달러(약 1조2700억원) 규모로 루마니아 수출길을 열었다고 보도했다. 윤석열 정부는 루마니아가 최근 7년간 해외 무기 도입 사업 중 최대 규모로 지출한 예산이라고 밝혔다.
세계적인 것이 한국적인 것 둔갑
한국은 군사비 지출도 매우 높은 나라이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 2년간 미국으로부터만 18조원의 무기를 구입했다(문재인 정권은 5년 동안 2조5000억원). 남한은 무기 수입 세계 9위(2018~2023), 국내총생산(GDP) 대비 군사비 지출 2.1%(2022)로 우크라이나,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미국에 이어 5위이며 이는 북한 GDP의 1.6배에 달하는 규모다.
2023년 한 해, 전 세계는 군사비로 2조4430억달러(약 3373조원)를 썼다. 1분에 64억원, 1초에 1억원이 전쟁과 전쟁 준비를 위해 사라진 것이다. 사람과 지구를 위해 당장 군사비를 줄여야 함은 말할 것도 없다. 무엇보다 상품으로서 무기의 성격은 무기 거래의 윤리성과 책임성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요구한다.
한국이 무기를 수출한 국가 중 다수(74%)는 분쟁 중이거나 독재 및 인권 탄압 문제를 겪고 있다. 예멘 내전 곳곳에서 한국산 무기가 발견되었으며, 미얀마 민주화 시위와 스리랑카 반정부 시위를 진압하는 데 한국산 최루탄이 사용되었다. 또한 한국은 최근 10년(2013~2022년)간 이스라엘에 약 4700만달러(약 630억원)어치의 무기를 수출했으며,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집단학살이 본격화된 지난해 10월 이후에도 최소 128만달러(약 17억6000만원)의 무기를 이스라엘에 수출하는 등 한국산 무기가 팔레스타인 학살에 사용되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말한 대로, 한국은 전 세계 무기 수출 10위(2019~2023) 국가로 이는 정권을 막론하고 방위산업을 진흥하고 수출 지원 정책을 펼쳐온 결과이다. 강병에 대한 욕망과 자부심은 ‘보수, 진보’ 정권을 막론한다. 윤석열 정부는 2024년 방위산업 수출 목표를 200억달러로 설정하고, 수출 지원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세계 4대 방산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것이다.
이처럼 대한민국은 ‘자력 국방’을 넘어 무기 수출국이 된 지 오래고, 이제는 세계 최상위 그룹에 속한다. 그러나 이 글에서는 윤리적 문제, 북한의 위기감 고조, 기후위기 시대 군사 부문의 환경 이슈 등 산적한 위험은 차치하기로 한다.
흥미로운 점은 무기 수출 글로벌 리더인 한국의 방위산업을 ‘K방산’이라고 부르는 현실이다. 미국은 자국의 군수산업을 ‘US방산’, 러시아는 ‘R방산’이라고 하지 않는다. 한국이 글로벌 경제에 본격적으로 편입되면서 모든 분야에 K가 붙기 시작했다. K콘텐츠, K팝, K푸드, K라면, K패션, K군인, K김치, K성형, K팬티, K뷰티, K장녀, K고속철 등 이제 한국에서 생산된 모든 것은 내외부를 막론하고 K~이다. K장녀만 아직 국제화되지 않은 듯하다. 심지어 ‘K문학’도 있다. 우리는 왜 스스로를 ‘K’로 특수화하면서 이에 열광하는가. 특히 ‘K방산’은 세계 제패 수준인데도 ‘K’를 붙여가며 겸손(?)해할까.
1990년대부터 K콘텐츠가 해외 진출을 본격화하기 시작하자, 문화 제국주의에 대한 염려와 함께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언설이 등장했다. 지역적인 것이 세계적이며, 지역적으로 행동하고 세계적으로 사고하라는 담론도 유행했다.
무기 수출하는 ‘K방산’은 ‘K살상’
그러나 이러한 언설은 여전히 글로벌과 로컬, 보편과 특수를 구별하고 위계화하는 말이다. 실상 보편이나 글로벌은 없다. 물론 전 지구적 자본주의 시대에 순수하게 지역적인 것 역시 존재할 인스타 팔로우 구매 수 없다.
‘한국적인 것’은 세계적인 것, 즉 서구의 시각에서 규정된 것을 한국인들이 수용한 식민주의적 사고방식이다. 우리는 서구가 자신은 보편이고 우리를 ‘K’라고 한정한 것을, 스스로 자랑스러워하고 ‘주체적으로’ 소비한다.
더욱 문제는 다른 ‘K’와 달리, ‘K방산’은 ‘K살상’이라는 점이다. 무기 수출은 다른 분야의 성장, 수출과 다르다. 물론 ‘K팝’도 문화 침략이라는 비판이 있지만, 문화는 이미 피아가 구분되지 않는 혼종적인 영향력이다. 직접적인 살상 무기와는 차이가 있다. 무기 수출에 한국적인 가치, 한국만의 의미는 가능하지 않다. 군사주의를 중심으로 하는 전 지구적 자본주의에 한국 재벌이 참여하는 것뿐이다.
국제 정세가 국가의 경계를 넘어 지구적 차원에서 작동하기 때문에 한국적인 것과 세계적인 것은 구별되지 않는다. 한국 자본이 있을 뿐이다. 군비 경쟁, 무기 수출입은 그 어느 나라의 행위든 인류 공동의 가치 차원에서 막아야 한다. 한국적인 것이라고 해서 감격할 일이 아니다.
혹자는 무기 수출에 대해 시민 사회의 합의와 감시, 투명성 보장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시민들이 K방산에 합의하고 자부심을 가지면 괜찮은 것일까. 만일 그렇게 된다면 가장 끔찍한 상황, 우중(愚衆)들의 대중 독재가 될 것이다. 인간 사회에는 합의가 필요 없는 절대적 가치가 있다. 인류세 시대, 생명과 인스타 팔로우 구매 환경과 관련한 이슈가 그것이다.
K방산은 당장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 여기’를 위협한다. 올여름, 생존을 좌우하는 기후 관련 뉴스가 쏟아지고 있다. 군비 축소는 기후위기를 막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2021년 한국 국방부가 수행한 연구 용역 결과, 군사 부문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2020년 기준 약 388만tCO2-eq이다. 한국군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 388만tCO2-eq은 ‘공공부문 온실가스 에너지 목표 관리제’ 대상인 전국 783개 기관의 2020년 전체 배출량 370만tCO2-eq보다 많은 양이다(환경부, <2021 환경백서>, 72쪽).
채 상병 사건과 오키나와 전투
의정부시의 ‘기지촌’에 대한 인식
여성 공천 할당제를 생각한다
올해 4월12일부터 5월15일까지 한국을 비롯하여 필리핀, 미국, 이탈리아, 스페인 등 세계 각지에서 2024 ‘세계군축행동의날(GDAMS, Global Day of Action on Military Spending)’ 행사가 열렸다. 올해 세계군축행동의날은 공교롭게도 지구의날(4월22일)이었다.
이 글은 녹색연합,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에서 도움받았음을 알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