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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늘봄학교 확대, 세심한 준비·조율은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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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한 작성일24-06-15 09:02 조회15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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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5일 ‘2024년 늘봄학교 추진 방안’이 발표되었다. 2024년 1학기 현재, 국정과제를 기반으로 기존의 초등학교 방과후 학교와 돌봄교실을 통합·개선하여 새롭게 개편한 늘봄학교를 추진하고 있다. 전국 2700여개 초등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 중인데, 2024년 2학기에는 전국 모든 초등학교에 도입될 예정이다. 또한 2025년에는 초등학교 2학년까지 늘봄학교 대상을 확대하고 2026년에는 1학년부터 6학년의 모든 학년으로 대상을 늘린다는 방침이다.
늘봄학교는 정규수업 이외에 학교 공간과 지역사회의 교육 자원을 연계하여 학생의 성장과 발달을 지원하기 위해 국가에서 제공하는 종합적 교육프로그램이다. 그렇다면 기존 방과후 교실 및 돌봄교실이 늘봄학교로 개편되면서 달라진 점은 무엇일까. 또 이를 실행하는 현장의 상황은 어떠할까.
먼저 긍정적 기대 측면에서 살펴보면, 늘봄학교의 시행으로 그간 돌봄교실 희망자 수요를 모두 충족하지 못해 발생했던 문제를 해소할 수 있으며 학생들에게 교육과 돌봄을 통합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정부는 맞벌이 부부들의 양육 부담을 줄여 자녀계획을 새롭게 세울 수 있게 될 것이기에 출산율 저하 문제를 극복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지난 3월부터 갑작스럽게 시행된 늘봄학교 운영으로 현장에서는 여러 문제점이 함께 발생했다.
첫째, 교사에게 부가되는 과중한 추가 업무이다. 교육부는 늘봄학교 운영 시 교사들에게 별도 업무를 부과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제시하였으나, 학교 현장에서 이처럼 시행되기 쉽지 않다. 본격적으로 늘봄학교가 학교 현장에 뿌리내리면 행·재정적 문제가 학교 현장으로 떠넘겨질 우려가 제기된다.
둘째, 강사 수급에 대한 어려움이다. 1학년 맞춤형 기본 프로그램 강사에 교원은 원칙적으로 배제한다고 했지만, 전국에서 동시에 운영되면 외부 강사 인력은 인스타 한국인 팔로워 턱없이 부족하고, 강사의 질 또한 담보하기 어렵다.
셋째, 성급한 정책 실행으로 인한 부작용이다. 늘봄학교 운영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되기도 전에 전국 시행을 예고하였고, 늘봄학교 운영 업무 담당을 위해 정원 외 기간제 교사를 한시적으로 배치하여 운영하고 있다. 이는 교사들에게 학교 현장을 무시한 졸속 정책이라는 반감과 불안감을 조성하여 늘봄학교의 안정적 정착에 어려움을 준다.
넷째, 학교 공간의 부족이다. 현재 많은 초등학교는 기존의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 운영으로도 공간이 부족하여 특별실을 활용하거나 일반교실을 사용하기도 한다. 전 학년으로 확대하면 공간 부족으로 일반교실을 겸용하여 활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늘봄학교가 성공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교사·학부모·학생의 교육 3주체 모두가 만족할 수 있어야 한다. 돌봄과 교육은 개인의 책임이 아니다. 학교의 책임도 아니다. 이는 사회 전체의 책임이다. 그러기에 교사·학부모·학생 모두가 만족하는 정책이 될 수 있도록 운영 주체를 확실히 하고, 교원 행정업무 경감 방안을 수립하여야 한다. 스웨덴과 같이 별도의 전문인력을 통해 학생이 주체가 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늘봄학교를 통해 돌봄과 교육을 통합하고 ‘일과 가족의 양립’을 가능케 하여 저출산 문제까지 해결하길 바라는가? 이는 유연하고 탄력 있는 노동시간과 사회적 돌봄 체계가 함께할 때 가능하다. 사회 문제의 해결은 지역사회의 협력과 연대에 기반하여 시작되어야 한다. 독일의 사회적 돌봄 체계로서 ‘전일제 학교’와 이탈리아의 ‘사회적 협동조합’을 활용한 지역사회 연계에서 우리는 시사점을 발견할 수 있다.
늘봄학교가 ‘늘 봄처럼 따뜻한 학교’라는 의미에 걸맞게 운영되기를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부가 교육의 3주체를 바라보며 세심하게 다듬은 정책을 제시해야 한다.
동해 심해 유전 탐사 자료를 정밀 심층 분석한 것으로 알려진 미국 자문업체 ‘액트지오’의 분석 결과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결과 검증 절차 등 의혹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비토르 아브레우 액트지오 고문의 발언 중 사실과 다른 부분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석유공사가 배포한 자료에서도 사실과 다른 내용이 확인됐다. 동해 심해 탐사 프로젝트 전체에 대한 신뢰성에 금이 가는 모습이다.
액트지오의 설립자이자 소유주인 아브레우 고문은 지난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마지막으로 여러분께 드리고 싶은 정보가 있다며 우리가 최근 영국 런던에 지사를 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영국 지사는)새로운 디렉터 르네 용크 박사가 이끌고 있다며 영국 지사의 주소지 역시 용크 박사 집으로 등록돼 있다고 했다.
이 발언은 ‘액트지오의 주소지가 아브레우 고문의 개인 주택이 맞는지’에 대한 답변이었다. 액트지오가 사실상 소규모 1인 재택 기업임을 밝히며 회견 전날 보도에 대한 해명도 덧붙인 것이다. 회견 전날인 지난 6일 ‘시사인’은 액트지오 영국 지사가 액면가 1파운드(약 1755원) 주식 1주로 설립됐고, 영국 지사도 본사와 마찬가지로 일반 주택이라고 보도했다.
아브레우 고문의 설명과 달리 영국 지사는 런던이 아닌 애버딘에 있다. 영국 북부 도시인 애버딘은 런던과 직선거리로 약 640㎞ 떨어져 있고, 항공편 비행시간만 약 1시간20분에 달하는 거리다. 단순 말 실수로 보이지는 않는다. 자신의 말을 전하는 통역사가 런던이라는 단어를 3차례나 썼고, 실수였다면 정정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
영국 지사를 운영하는 용크 박사에 대한 소개 글도 사실과 다른 것으로 보이는 부분이 포착됐다. 액트지오는 용크 박사를 ‘애버딘대 명예교수’로 소개하고 있다. 그러나 13일 현재 애버딘대 홈페이지에서는 지질지구물리학부 교수·연구원·교직원 등 명단에 명예교수 이름이 나열돼 있지만, 용크 박사의 이름은 없다.
용크 박사뿐 아니라 아브레우 고문의 이력도 기존에 소개된 바와 일부 달라 보이는 부분이 드러났다. 앞서 산업부는 지난 10일 최남호 2차관 브리핑 직전 아브레우 고문의 전문성을 소개하는 자료를 배포했다. 자료를 보면, 아브레우 고문은 1999년부터 미국 라이스대에서 피터 베일 명예교수의 후임으로 순차층서학 강연을 현재도 하는 것으로 표기했다. 액트지오도 홈페이지에서 아브레우 고문을 현직 교수로 소개하고 있다.
그러나 이날 현재 라이스대 교수·연구진·교직원 명단에 아브레우 고문의 이름은 빠져 있다. 지구환경과학부 겸임교수는 한 명도 없었다. 현재 라이스대에서 사용하지 않는 과거 홈페이지에서는 아브레우 고문의 이름이 명단에 포함돼 있었는데, 그마저도 역할이 ‘역임(Past)’으로 분류돼 있었다. 산업부 자료에서 밝힌 인스타 한국인 팔로워 것과 같은 순차층서학의 대가 베일 명예교수는 라이스대 명예교수진 명단에 포함돼 있었다.
한편 MBC는 아브레우 고문이 분석해 내놓은 유망 구조 7개 중 2개는 지난해 철수한 호주 유력 에너지 기업 ‘우드사이드’도 파악했던 구조(대게·집게)였다고 전날 보도했다. 우드사이드는 시추할 만한 구조가 아니라 판단하고, 석유공사에 조광권 포기 의사를 밝혔다는 것이다. 이 보도에 석유공사는 ‘포함된 건 맞지만 추가 자료가 없어 유망 구조로 보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산업부는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 참석해 동해 심해 유전 프로젝트 경과와 진행 상황을 보고했다. 이 자리에서 액트지오를 심해 탐사 평가 전문 컨설팅 기업이라 소개하며 심해 분야 고급 인력을 다수 보유 중이라고 강조했다.
상추가 좋으면 씻는 재미가 있어. 아기 같아서.
상추를 내밀던 고깃집 사장님이 혼잣말인 듯 한마디 하신다. 나온 상추를 씹다 깜짝 놀랐다. 그야말로 최고였다. 어디서 이런 상추가 났어요! 하고 감탄하니 수줍게 반응하신다. 사 온 거 아녜요. 친구가 텃밭에서 키운 거예요. 이어 덧붙이셨다. 상추가 좋으면 아기 씻기는 것 같아. 내가 애를 둘 키웠어. 나는 기어코 ‘아기 같다’의 속뜻을 캐물었다. 잠시 갸웃하던 사장님의 말씀이 이랬다. 좋은 상추는, 정말 보드라운데, 그러면서도 적당히 버티는 힘이 있고, 한 줌 쥐는 손아귀의 맛이 있고, 내 손끝 타고 씻는 대로 깨끗해지니 그 때문에도 기분이 좋아진다고. 직업이 병이다. 멋진 관능 표현을 만나며 귀가 번쩍한다. 연하고 부드럽되 씹는 맛이 있고, 달보드레하면서도 쌉싸래한 가운데 채소다운 풍미가 감도는 이 상추는 씻는 재미까지 있었구나. 동네 고깃집에서 상추를 얻어먹으며 생각했다. 한반도의 여름을 지나며, 쌈 없이 어쩔 뻔했어.
고마운 상추며 쌈을 둘러싼 기록은 뜻밖에, 이덕무(李德懋, 1741~1793)의 <사소절(士小節)> 같은 문헌에서도 찾을 수 있다. ‘교양 있는 사람(士)’의 ‘일상생활 예절(小節)’을 시시콜콜 거론하고, 이것만은 지키라고 신신당부한 <사소절>에 따르면, 쌈은 이렇게 싸야 한다. 상추(苣萵)·취(馬蹄菜)·김(海苔) 따위로 쌈을 쌀 때 손바닥에 바로 놓고 싸지 말라. 단정하지 못해 좋지 않기 때문이다. 이어 신칙한다. 입에 넣을 수 없을 정도로 크게 싸서 볼이 불거져 보기 싫은 꼴 하지 말라고. 그러니 숟가락으로 밥을 떠 동그랗게 뭉쳐, 젓가락으로 상추 등을 덮어 싸라고 했다. 이런 당부는 20세기 전반까지도 이어졌다. 방신영(方信榮, 1890~1977)이 1930년대에 펴낸 <일일활용조선요리제법> 속의 상추쌈 싸 먹는 법은 이렇다. 먹을 때에는 손에 놓고 하지 말고 젓가락으로만 먹도록 할 것이니 밥 위에 고추장을 조금 놓고 상춧잎을 젓가락으로 한 잎씩 집어서 밥 위에 놓고 젓가락으로 밥을 싸 잡아서 먹는 것이 좋으니라. 이런 문단은 뒤집어 독해해야 한다. 예나 지금이나, 제법 교양 있다는 사람일지라도, 쌈 앞에서는 입 한껏 벌리고, 눈 부릅뜨고, 목구멍 열 만큼 열고, 볼때기 미어터지는 꼴을 사양하지 않았다는 말이겠다.
쌈을 싸는 손은 직관적으로 안다. 쌈은 체면 차릴 것 없이 먹는 음식이다. 쌈은 손에서 쌈을 이루어, 그대로 입으로 가야 한다. 밀어 넣어야 한다. 교양이고 뭐고 일단 볼때기 미어터져야 제맛이다. 오늘날의 포항시 남구 장기면에 귀양살이 한 적 있는 정약용(丁若鏞, 1762~1836)은 그곳 농민의 한 끼를 이렇게 노래했다. 상춧잎에 보리밥 둥글게 싸 삼키고는( 苣葉團包麥飯呑)/ 고추장에 파뿌리 찍어 먹는다(合同椒醬與葱根). 이렇게 한 끼 해치우고, 장기의 농민들은 밭으로, 논으로, 가자미 작업장으로 달려갔다. 그러고 보니 고추장도 눈에 박힌다. 쌈에는 역시 별미장이다. 고단하고 분주한 가운데서도 쌈에다가는 고추장과 같은 귀한 별미장을 양보하지 않았다. 이렇게 여름을 건넜다.
고사리 꺾은 뜻은
김득련씨 점잖기도 하지
과자 한 조각 속에도 세계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