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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갑상선암 산재 승인 9년째 포기하지 않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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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한 작성일24-06-11 11:13 조회4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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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선작업을 하며 특고압 전자파에 노출돼 발생한 갑상선암이 업무상 재해라는 1심 판단을 2022년 받았다. 하지만 근로복지공단이 항소를 했고, 11일 2심 선고가 예정돼 있다.
1998년부터 전봇대에 올라 전기가 흐르는 상태에서 전선 교체 등을 하는 활선전공으로 일했다. 2년 주기로 한국전력으로부터 낙찰을 받는 업체 소속이었다.
출퇴근 시간은 따로 없었다. 대략 오전 7시30분에 나와서 오후 9시 정도에 집에 도착하고, 밥숟가락 놓으면 밤 10시가 훌쩍 넘었다. 2009년 민주노총 광주전남전기지부가 배전업체들과 임단협을 맺어 출퇴근 개념이 생기기 전까진 해가 떠 있는 동안엔 주말이고 공휴일이고 현장에 있었다.
2015년 건강검진에서 갑상선암을 확인하고 수술을 받았다. 이듬해 산재 신청을 했다. 주변 동료들은 큰 병에 걸려도 ‘어차피 해봐야 안 되는 것 같다’며 산재 신청은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암 발병 전이나 지금이나 술, 담배는 거의 안 한다. 갑상선암 발병은 2만2900볼트 특고압 전자파와 이로 인한 스트레스 영향이 크다고 생각했다.
갑상선암에 걸리고 나니 배전 현장에서 가장 위험한 작업을 하는 활선전공으로 일했다는 것이 후회가 됐다. 배전 현장엔 활선차량 버킷에 올라 살아 있는 전선을 다루는 활선전공과 전기가 끊어진 상태에서 일하는 사선전공이 있다.
전봇대 위 전선에 다가가기만 해도 밀어내는 느낌이 온다. 일하는 중간중간 바늘로 콕콕 찌르는 듯하다. 습도가 높을 땐 온몸의 털이 선다. 어깨까지 오는 고무로 된 절연장갑과 절연화가 ‘절연’ 인스타 한국인 팔로워 보호구의 전부였다. 방염복은 절연 기능이 없다. 그나마도 한국인 체형에 맞지 않아 거추장스럽기까지 한 고무소매를 착용하고, 서커스 곡예하듯 좁은 공간을 잘 드나들어야 살아 있는 전선이 몸에 안 닿는다.
전봇대 사이를 잇는 전선은 세 가닥이다. 전선과 전선 사이는 60~90㎝ 정도다. 한전이 채택했던 직접활선공법(무정전 이선공법)은 세 가닥 중 작업을 하는 한 가닥의 전기만 끊는 방식이다. 활선전공은 전기가 흐르는 전선인지를 항상 생각해야 한다. ‘아차’ 하는 순간 화상전문병원인 한강성심병원에 가야 하기 때문이다. 불행히도 일하면서 두 번의 감전 재해를 목격했다. 재해를 당한 두 동료 모두 팔, 다리 등 신체 일부를 잘라야 했다.
한전은 2016년 재해 위험이 큰 직접활선공법을 폐지하고 도구를 이용한 간접활선공법을 도입했다. 근로복지공단은 배전 노동자의 갑상선암을 업무상 재해로 보지 않고, 직접활선공법에 따른 전자파 영향 근거를 노동자더러 제시하라고 했다. 묻고 싶다. 한강성심병원에서 365일 배전 노동자의 곡소리가 울릴 때, 공단은 무얼 했단 말인가. 폐지된 공법에 대한 자료를 노동자가 어떻게 제시하란 말인가. 전봇대 위 전선엔 2만2900볼트가 흐른다는 건 명백한 것 아닌가. 1심 판결도 배전작업 내용과 유해인자(극저주파 전자기장 및 스트레스)에 노출된 정도, 극저주파 자기장의 유해성에 관한 연구 결과 등을 근거로 들며 산재를 인정했다.
신체를 잘라야 하는 재해를 당하면서도 전선을 만져 세상에 불을 밝힌 이들이 있다. 산재보상은 우리 사회가 노동존중으로 나아가는 당연하지만 큰 걸음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6일 제69회 현충일 추념사에서 평화는 굴종이 아니라 힘으로 지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을 암흑의 땅이라고 부르고, 오물 풍선 살포를 비열한 방식의 도발이라고 표현했다. 2022·2023년 추념사 때보다 더 강한 표현으로 북한을 비판하고, ‘힘에 의한 평화 유지’라는 대북 대응 기조를 재확인한 것이다. 남북 대화와 협력 가능성을 닫아둔 채 힘을 통한 압박 기조만 고집하며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이날 국립서울현충원에서 거행된 현충일 추념식에서 우리의 힘이 더 강해져야만 북한을 변화시킬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윤 대통령은 서해상 포사격과 미사일 발사에 이어, 최근에는 정상적인 나라라면 부끄러워할 수밖에 없는, 비열한 방식의 도발까지 감행했다며 정부는 이러한 북한의 위협을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철통같은 대비태세를 유지하며, 단호하고, 압도적으로 도발에 대응해 나갈 것이라며 한층 더 강해진 한·미 동맹과, 국제사회와의 협력을 토대로, 국민의 자유와 안전을 단단히 지키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휴전선 이북은 세계에서 가장 어두운 암흑의 땅이 됐다며 북한 정권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바로 이곳에서 불과 50km 남짓 떨어진 곳에 자유와 인권을 무참히 박탈당하고 굶주림 속에 살아가는 동포들이 있다고 말했다. 또 북한 정권은 역사의 진보를 거부하고 퇴행의 길을 걸으며, 우리의 삶을 위협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북한 동포들의 자유와 인권을 되찾는 일, 더 나아가 자유롭고 부강한 통일 대한민국으로 나아가는 일도, 결국 우리가 더 강해져야 가능한 것이라고 지난 두 번의 현충일 추념사에 없던 ‘통일’을 언급했다. 윤 대통령이 언급한 통일은 한국 정부 중심의 통일론을 말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박근혜 전 대통령 등 보수 진영의 대통령들도 역대 추념사에서 평화와 함께 통일을 언급한 것과는 차이가 있다. 여권 관계자는 통화에서 더 강한 나라를 만들어서 북한을 변화시키고 자유와 번영의 통일로 가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올해 현충일 추념사는 앞선 2022·2023년 때보다 대북 강경 메시지가 더 많이 포함됐다. 2022년 추념사 때는 전날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시험 발사를 했음에도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단호하고 엄정하게 대처할 것이라는 수준의 표현이 쓰였다. 2023년에는 호국 영웅들의 기억과 예우에 메시지 대부분을 할애해 안보 분야 언급은 한 단락 정도에 그쳤다. 올해 인스타 한국인 팔로워 추념사에는 ‘영웅(10회)’, ‘자유(7회)’, ‘희생(4회)’, ‘북한(4회)’ 같은 단어가 많이 등장했다. 특히 지난해 추념사에서 한 차례밖에 등장하지 않았던 북한이 4번 등장했다. 북한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이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윤 대통령은 최근 이어진 북한의 정찰 위성 발사 시도, 각종 미사일 발사, 오물 풍선 살포 등을 이유로 대북 발언의 강도를 더 높인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 정부는 9·19 남북 군사합의의 효력을 전부 정지시켜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등 강도 높은 대응을 할 준비도 마친 상태다.
대화나 협력의 여지조차 두지 않은 추념사는 한반도 군사적 상황을 계속해서 악화시킬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평화는 굴종이 아닌 힘으로 지킨다’는 표현은 이전 정권의 남북 대화와 협력 노력을 굴종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탈북단체가 이날 대북전단을 보내고, 인스타 한국인 팔로워 북한이 더 많은 오물 풍선 살포를 예고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나온 윤 대통령의 추념사는 ‘강 대 강’ 대치 외에 다른 길은 열어두지 않겠다며 쐐기를 박은 것으로 북한이 받아들일 수 있다. 일각에선 정치적 이해에 맞춰 안보를 희생시키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4·10 총선 이후 국정 지지율이 계속해서 하락하는 상황에서 대북 이슈를 의도적으로 부각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이날 추념식에는 국가유공자와 후손, 경찰·소방관 등 5000여명이 참석했다. 성진제 해군 소위는 국기에 대한 맹세를, 박희준 육군 중사는 ‘전우에게 전하는 편지’를 낭독했다. 성 소위의 할아버지는 6·25 참전 용사로 3대째 군 복무를 하고 있다. 박 중사는 백마고지 전투 참전 용사의 후손이다. 윤 대통령은 최고의 예우로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지난 1월 경북 문경시 화재로 순직한 고 김수광 소방장과 고 박수훈 소방교의 유족 등에게 국가유공자 증서를 수여하고 감사를 표했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추념식 후 국립서울현충원 내 ‘학도의용군 무명용사탑’을 찾아 참배하고 학도의용군을 추모했다. 이후 국가유공자 및 보훈가족 등 160여명을 청와대 영빈관으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