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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만 조선 왕실 유물이 있는 ‘금단의 공간’…고궁박물관 수장고 문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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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한 작성일24-06-06 01:04 조회11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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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왕실과 대한제국 황실 유물 8만여 점을 소장하고 있는 국립고궁박물관 수장고가 5일 언론에 공개됐다. 2005년 개관한 고궁박물관의 수장고가 공개되기는 2016년 시민들을 위한 제한적 개방 이후 사실상 처음이다.
박물관의 수장고는 국보와 보물을 포함한 소장 유물들의 보존·연구·전시를 위한 ‘안식처’이자 ‘집’이다. 항온·항습 등 훼손을 막기위한 최적의 보존 환경이 늘 유지된다. 철통 보안시스템도 필수적이다. 박물관 내부에서도 극히 제한된 사람만이 여러 잠금장치를 거쳐야 하는 ‘금단의 공간’이기도 하다.
국립고궁박물관 수장고는 전시장에서 지하 2층 복도를 300여m 굽이굽이 걸어가서야 나타난다. 박물관 건물 영역을 훌쩍 벗어난 경복궁 서쪽의 지하다. 수장고는 모두 19개인데 이 곳에 자리한 지하 수장고는 16개다. 복도를 중심으로 16개의 수장고가 양쪽에 배치돼 있다. 물론 저마다 두껍고 육중한 철문들로 굳게 잠겨 있다.
각 수장고에 보관된 유물들을 실제로 만나기 위해서는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한다. 외부 오염물질 유입을 막기 위해 덧신을 신어야 하고, 신원 확인과 카드키 등 8단계의 보안 절차를 통과해야만 한다.
유물들은 종이류, 섬유류, 목제류, 도자류, 금속류 등 재질과 종류에 따라 각 수장고에 보관된다. 현재 소장한 유물은 모두 8만8530점(5월말 기준)이다. 국보 4건, 보물 27건, 국가민속유산 1건, 국가등록문화유산 13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5건 등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선사시대~조선시대까지 한국 역사와 문화를 상징하는 유물들을 소장했다면 국립고궁박물관은 조선 왕실과 대한제국 황실 유물이 중심이다.
소장품 중 국보로는 태조부터 철종에 이르기까지 472년간의 조선 역사를 기록한 ‘조선왕조실록 오대산 사고본’, 고구려시대의 천문도를 조선시대에 다시 인스타 좋아요 늘리기 만든 ‘천상열차분야지도 각석’, 자동시보 장치의 물시계인 ‘창경궁 자격루 누기’, 강우량을 측정하는 ‘창덕궁 이문원 측우대’가 있다.
보물로는 조선 영조의 초상화인 ‘영조 어진’, 조선 선조 때 발명한 인마살상용 폭탄인 ‘비격진천뢰’, 국왕의 행정실무 인장(국새)인 ‘국새 유서지보’, 대한제국 고종 황제가 사용한 인장인 ‘고종 황제 어새’, 해시계로 국내에 10여점 남아 있는 ‘앙부일구’ 등을 소장 중이다.
철문을 열고 먼저 들어간 곳은 제 10수장고다. 조선왕실의 정통성과 권위를 상징하는 의례용 인장인 어보를 비롯해 각종 의례에 사용된 어책·교명 등 628점이 보관되고 있다. 각 유물들은 핵심 정보를 기록한 유물카드와 함께 오동나무로 된 4단 수납장 안에 놓여 있다. 오동나무는 방충·방습 등 유물 보관에 최적의 목제로 알려져 있다.
물론 곳곳에 온·습도계도 놓여있다. 유물에 따라 적정한 온·습도를 유지하는 것은 기본이다. 금속과 목제류 유물이 있는 제10 수장고의 경우 온도는 20±4도, 습도는 50~60% 안팎이 유지된다.
바로 옆 제11 수장고에는 조선 왕조에서 사용한 궁중 현판 등 766점이 있다. 1756년 영조(재위 1724~1776)가 직접 쓴 글씨(어필)를 새긴 ‘인묘고궁’(仁廟古宮) 현판, 사도세자(1735~1762) 사당의 현판으로 아들 정조가 쓴 것으로 추정되는 ‘경모궁’(景慕宮) 현판 등이다. ‘경모궁’ 현판은 거꾸로 세워져 있다. 아랫부분 테두리가 사라져 보다 나은 보존을 위한 세심한 배려다.
국립고궁박물관의 수장고는 지하 수장고 외에 전시장이 있는 건물 내에 2곳이 있다. 또 다른 수장고 1개는 경기 여주에 있다. 박물관 개관 이후 구입하거나 기증·기탁 받은 유물이 크게 늘어나면서 기존 수장고 공간이 크게 부족해 2021년부터 외부 수장고를 빌려쓰고 있는 것이다.
고궁박물관은 지난 5월말 기준 수장고 시설 대비 유물 보관현황을 계산한 포화율이 160%에 이른다고 밝혔다. 사실 16개의 지하 수장고는 원래 박물관 수장고로 만들어진 공간이 아니다.
1962년 중앙 정부부처들이 모여 있던 중앙청(구 조선총독부청사)의 안보회의 장소를 위한 벙커로 조성된 것이다. 1983년부터 국립중앙박물관이 수장고로 사용하던 이 벙커를 2005년부터 고궁박물관 수장고가 됐다.
고궁박물관 관계자는 이날 왕실 유물은 일반 유물들과 달리 크기가 큰 것이 많다며 기존 수장고를 개조·보수했으나 층고 등의 한계가 있어 대형 유물의 경우 보존처리 작업도 쉽지 않은 실정이라고 밝혔다.
유물의 제대로된 보존은 물론 활발한 전시나 학술적 연구, 복원 작업 등을 위해서 수장고와 보존처리 시설은 필수적이다. 박물관 관계자는 지난해 전시를 통해 일반에 공개한 유물은 전체 수장품 중 약 1.9%에 불과하다며 전시를 통한 공개·활용이 제한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안타깝다. 제2의 수장·보존시설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에따라 고궁박물관은 제2수장고라 할 수있는 개방형 수장고 형식의 분관 건립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고궁과 왕릉이 있는 서울·경기 지역을 대상으로 후보지를 찾는 한편, 제2수장고 건립·운영을 위한 연구용역도 진행할 계획이다. 정용재 국립고궁박물관장은 사실 수장고의 포화도가 심각할 정도로 높아진 상황이라며 소장 유물의 보다 적극적인 공개와 활용, 관람객을 위한 교육·체험 프로그램 운영 등을 위해서는 제2의 수장시설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