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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뭔데] 알리바바·테무 제친 중국 시가총액 1위 기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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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한 작성일24-06-02 22:08 조회50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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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13억의 내수시장을 자랑하는 중국’ 하면 어떤 기업이 떠오르시나요? 초저가 제품을 바탕으로 한국 시장에도 상륙한 리테일 기업 알리바바와 테무(핀둬둬), 전기차하면 떠오르는 비야디(BYD), 샤오미, CATL 정도가 있을 겁니다.
물론, 건실한 기업이지만 이들을 제치고 중국 본토 시가총액 1위에 오른 기업은 따로 있습니다. 고급 백주인 ‘마오타이주’ 제조회사인 ‘귀주모태주(귀주마오타이주)’입니다. 지난 29일 기준 시총만 2조911억위안(395조1274억원)으로 홍콩과 대만을 포함한 중화권 전체로 봐도 TSMC, 텐센트에 이어 시총이 3번째로 높고, 국내 시총 2위인 SK하이닉스의 약 2.5배에 달합니다. 비유하자면, 국내 대표 소주인 ‘참이슬’로 유명한 하이트진로가 코스피 시총 1위인 셈이죠.
중국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중학 개미’들이 항서제약에 이어 두 번째로 가장 많이 소유한 주식이기도 합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투자자들은 지난 28일 기준으로 8430만달러(약 1152억원)어치의 귀주모태주 주식을 보유하고 있죠. 소비재를 파는 주류기업의 주가가 기술기업의 주가를 어떻게 뛰어넘었을까요.
귀주모태주의 ‘마오타이주’는 증류주인 백주의 일종으로 세계 최고급 명주 중 하나로 꼽힙니다. 양꼬치 가게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고량주도 백주의 일종인데요, 고량주와 달리 마오타이주는 백주계의 명품으로 불리는 만큼 시중에서 쉽게 찾아보기는 어렵죠. 국내에서는 한 병당 40만원 정도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상징적 의미도 큽니다. 데탕트시기 리처드 닉슨 인스타 팔로우 구매 대통령이 방중했을 때 마오쩌둥이 대접한 술로도 알려져 있고, 지금도 중국 대사관이 공식적인 선물로 제공하는 유일한 술이라고 하죠. 중국인들이 춘절같은 명절이나 귀한 날이면 선물하고 마신다고 합니다.
마오타이주가 이런 명성을 갖게 된데는 고품질의 백주를 만들기 위한 귀주모태주의 노력이 한 몫 합니다. 마오타이주는 줄곧 중국 귀주성 마오타이진에서만 생산돼왔습니다. 해발고도 420~550m의 지리적 요건과 맑은 물, 기후 등의 요건이 갖춰진 이곳의 고유한 환경에서만 귀주모태주의 독특한 맛을 낼 수 있다고 하죠. 그 맛을 내지 못할 바엔 다른 곳에서 만들지 않겠다는 게 귀주모태주의 자부심이자 의지입니다. 제조과정도 험난합니다. 마오타이주는 제조 과정에서 첨가물을 쓰지 않고 전통 발효공법을 통해 제작하는데, 보통 완성품을 만들기까지 5년 정도 걸린다고 합니다.
이렇게 고품질을 지향해 생산량을 크게 늘리지 못하지만 마오타이주를 찾는 수요는 넘쳐납니다. 수급 불균형이 계속될 수밖에 없는 것이죠. 이 때문에 출고가를 올리면 오히려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가 커집니다. 실제로 귀주모태주는 지난해 11월 간판 상품인 비천모태주의 출고가를 5년10개월만에 병당 969위안에서 1169위안으로 20% 인상했는데, 덕분에 올해 1분기 매출액은 약 458억위안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을 경신했습니다.
제품 생산 외에도 나름대로 수익성을 높이려는 노력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귀주모태주는 대부분 유통상을 통해 판매되는데요, 이 유통 구조를 점진적으로 직판 위주로 바꾸고 있죠. 삼성증권에 따르면 귀주모태주의 직접판매 비중은 2019년 1분기 5%에서 올 1분기 42%까지 확대됐습니다. 귀주모태주가 만든 온라인 앱 ‘i마오타이’도 이용자 수가 늘면서 직영 매출의 28%를 차지하고 있죠. 덕분에 귀주모태주의 매출총이익률은 92%, 순이익률은 54.4% 정도로 엄청난 마진을 남기고 있습니다.
이런 특성으로 경제가 호황이든 불황이든 귀주모태주는 매년 두 자리수의 매출신장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중국 경제가 최악의 침체기를 맞았던 지난해에도 귀주모태주의 매출액과 영업이익 성장률이 18%에 달했죠. 여기에 1분기 기준 배당성향도 51.9%로 매우 높습니다. 영업활동으로 얻은 당기순이익의 절반 이상을 주주들에게 돌려준 거죠.
안정적인 현금 흐름이 보장된데다 주주환원도 우수하니 귀주모태주의 투자 매력도가 높을 수밖에 없는 셈입니다. 다만, 주가는 지난 29일 기준 주당 1674위안으로, 2600위안을 넘기기도 했던 2021년 이후엔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시장은 펀더멘털의 영향보단 중국 내수 침체에 대한 우려와 중국 증시의 전반적인 부진이 반영된 것이라 보고 있죠. 두 자리 수 성장률, 높은 주주환원을 모두 유지하고 있는 귀주모태주 입장에선 주가의 하락세가 억울할만도 합니다.
이렇게 잘나가는 귀주모태주도 고민은 있습니다. 미래 중심 소비층이 될 젊은이들을 어떻게 공략하느냐는 겁니다. 가격이 비싼 마오타이주는 소비 여력이 낮은 젊은층보단 중장년층이 주 소비층이죠. 과거의 경우 자연스럽게 젊은층이 나이가 먹어가며 마오타이주를 사들였다면, 지금은 상황이 좀 다릅니다. 마오타이주 대신 위스키 같은 대안을 쉽게 접할 수 있고, 취향도 바꼈습니다.
술을 취하기 위해서 마신다기 보단, 즐기기 위해 마시는 쪽으로 주류 문화가 바뀌고 있죠. 도수가 53도에 달할 정도로 독한 술의 인기가 적어도 젊은층에겐 옛날만 못하다는 겁니다. 실제로 국내 대형마트에서도 산토리 위스키는 나올 때마다 품절이고, 술집에선 소주보단 상대적으로 도수가 낮은 칵테일이나 하이볼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으니까요.
최근 몇년간 귀주모태주가 내놓은 방법은 일단 어떻게든 젊은 소비자들에게 다가가 브랜드를 각인시켜보자는 겁니다. 2022년 5월 귀주모태주는 유제품회사와 협력해 우유 1㎏당 마오타이주 50g을 섞어 만든 알코올 도수 3도짜리 아이스크림을 내놨습니다. 이듬해 9월엔 중국 유명 커피 프랜차이즈 루이싱 커피와 콜라보해 마오타이주가 들어간 라떼를 출시했죠. 결과는 성공적이었습니다. 귀주모태주는 아이스크림 출시 1년만에 1000만개 넘게 팔렸다고 발표했고, 루이싱커피와 협업한 라떼도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화제가 되며 출시 첫날에만 542만잔이 팔리며 히트를 쳤죠.
나름의 이색적인 콜라보가 젊은층의 관심을 끄는덴 성공한 셈입니다. 귀주모태주는 이외에도 마오타이주 초콜릿, 하이볼 등 다양한 활용 방안을 모색하고 있죠.
귀주모태주의 노력이 장기적인 결실로 이어질진 아직 모르지만, 적어도 현상에 안주하지 않고 꾸준히 새로운 시도를 한다는 점은 기업들이 본받을 만해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