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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에 충실한 ‘모범생’…혼다, 15년째 타는 데는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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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한 작성일24-06-03 13:44 조회28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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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한 모임에서 지인과 만났다. 그가 타고 온 차에 눈길이 갔다. 혼다 CR-V. 그는 2009년쯤부터 이 차를 운전한 것 같다. 사위를 끔찍이 아끼던 장모가 구매 비용을 보태줬다는 얘기를 들은 기억도 있다. 2006년 출시된 3세대 CR-V 모델이었는데, 15년이 지났지만 각이 살아 있고, 페인트도 깔끔했다. 차 상태가 어떠냐고 물었더니 아직은 튼튼하게 잘 굴러다닌다는 답이 돌아왔다.
2000년대 초반 혼다 CR-V는 인기 외제 차였다. 국내에 SUV의 인기가 시작되기 전이었음에도 혼다 특유의 오밀조밀한 디자인과 단단한 만듦새로 인스타 팔로워 사랑받았다.
현재 CR-V는 6세대까지 진화했다. 한국 시장에서는 가솔린과 하이브리드 모델이 국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경쟁을 벌이고 있다. 최근 CR-V를 시승했는데, 왜 그 지인이 15년 된 CR-V를 아직도 버리지 않는지 고개가 끄덕여졌다.
CR-V 하이브리드는 자동차 본연의 목적에 충실한 차다. 잘 달리고, 잘 돌고, 잘 멈춘다. 전체적인 주행 성능은 ‘모범생’ 이미지다. 가볍게 발진하고, 경쾌하게 가속해준다. CR-V 하이브리드는 2.0ℓ 직분사 앳킨슨 엔진과 2개의 모터를 사용하지만 주된 구동력 전달은 전기모터가 맡는다.
CR-V에 장착된 전기모터 최고출력은 184마력(ps), 최대토크는 34㎏·m인데, 일상 주행에 부족함이 없다. 초반 가속이 좋고, 이후에도 속도를 꾸준히 붙여준다.
언덕 등판 등 높은 출력이 필요한 때는 엔진이 켜지는데, 이때도 엔진은 발전만 담당하며 타이어로의 동력 전달은 전기모터가 맡는다. 엔진은 고속 정속 주행 외에는 타이어에 직접 출력을 전달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출발, 도심 주행, 급가속, 감속 등 주행 대부분을 전기모터가 담당하니 엔진 소음이 적고, 전기모터와 엔진이 결합한 하이브리드 구동계의 태생적 이질감도 덜하다. 전고가 높은 SUV임에도 코너링 성능도 만족할 만하다. 운전대를 꺾은 각도에서 거의 벗어나지 않고 돌아준다.
이 차에 장착된 사륜구동 시스템은 구동력 배분을 60 대 40~50 대 50으로 변화시켜 코너링을 좀 더 안전하게 해준다. 6세대 CR-V는 기존 모델보다 후륜 구동력을 증대시켜 고속주행 때도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하다.
제동 성능은 동급 최고 수준이다. 무엇보다 추돌경감제동시스템이 실제 운전에 많은 도움이 된다. 시승 중 잠깐 집중력을 잃어 앞차와 추돌하기 직전까지 간 적이 있는데, 차가 즉각적인 신호를 보내 운전자의 주의를 환기해줬다.
CR-V 하이브리드의 차량 성능은 과거 F1 그랑프리에서 수시로 우승하던 ‘혼다’의 명성만큼 믿음직하다. 다만 감성적인 측면은 아쉽다. 계기판과 인포테인먼트 모니터, 기어 노브 디자인, 사용자 환경 등은 요즘 운전자들이 선호하는 방향과는 동떨어져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