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혈관이 막히는 뇌경색 치료의 ‘골든타임’ 4시간30분 안에 병원에 도착한 국내 환자 비율이 36.8%에 불과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병원 도착이 지연되는 문제는 과거보다 더 심각해지고 있으며, 지역간 격차도 커 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병원 신경과 정근화 교수, 이응준 공공임상교수 연구팀은 급성 뇌경색 환자의 병원 도착 지연 요인을 분석하고 지역별 격차를 평가한 연구 결과를 31일 발표했다. 연구진은 2012~2021년 전국 61개 병원에서 한국뇌졸중등록사업(KSR)에 등록된 급성 뇌경색 또는 일과성허혈발작 환자 14만4014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해당 기간 환자에게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 때부터 병원에 도착한 때까지 걸린 시간을 뜻하는 병원 도착지연 시간은 골든타임인 4시간30분을 훌쩍 넘긴 7시간40분으로 나타났다. 병원 도착지연 시간은 2012년 8시간28분에서 2016년 7시간9분으로 짧아졌으나, 이후 다시 증가해 2021년 8시간12분을 기록했다.
또한 뇌경색 증상 발생 후 4시간30분 이내에 병원에 도착해야만 시행할 수 있는 정맥내 혈전용해술 치료를 받은 환자의 비율은 2014년 9.2%에서 2021년 7.8%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에 대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더 많은 환자들이 적절한 시간 내에 병원에 도착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병원 도착지연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악화되고 있을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지역에 따라 병원에 도착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의 격차도 컸다. 2021년 기준 병원 도착지연 시간이 가장 짧았던 제주는 5시간16분이었던 데 비해, 가장 긴 서울은 10시간46분으로 2배 이상 차이가 났다. 소득불평등도를 나타내는 지표인 지니계수를 활용해 병원 도착지연 시간의 지역간 격차를 평가했을 때도 지역 간 불균형을 나타내는 수치가 0.3을 초과해 상당한 수준의 격차가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처럼 불평등의 정도가 높게 나타난 이유로 응급의료 서비스·자원의 분포, 지역별 교통 상황,
인스타 팔로워 구매 의료 인프라 접근성 등의 요인을 지목했다.
병원 도착을 지연시키는 요인들로는 ‘경미한 뇌졸중 증상’(1.55배), ‘기존 신체적 장애’(1.44배), ‘당뇨병’(1.38배) 등이 제시됐다. 이런 요인들을 가진 환자일수록 골든타임 안에 병원에 오지 못할 위험성이 높았다. 반면 과거 뇌졸중 등 관련질환 병력이 있는 경우, 심방세동을 진단받은 경우, 지역 내 인구 10만명당 구급차 수가 많은 경우에는 골든타임 이내에 병원을 찾을 가능성이 높았다.
정근화 교수는 오히려 뇌경색 증상이 가벼울수록 병원 방문까지 소요 시간이 길었다는 것은 뇌졸중에 대한 인지도가 아직까지 낮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병원 도착지연에 지역간 격차가 크게 존재한다는 것은 전국 어디에 거주하더라도 동일한, 높은 수준의 뇌졸중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뇌졸중 안전망’ 구축에 문제가 있음을 의미한다며 격차를 해소하려면 일반인 대상의 교육·홍보뿐만 아니라 취약계층 및 각 지역의 특성에 기반한 맞춤형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