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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툰툰한 하루]살인 누명에 17년 옥살이, 신을 용서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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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한 작성일24-06-03 13:40 조회27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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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만화 콘텐츠를 소개합니다. 매주 금요일 오후 찾아옵니다.
22살 청년 최엽은 혼자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소주를 마십니다. 그는 행복합니다. 신에게 허리 숙여 감사 인사를 합니다. 화목한 가족, 즐거운 친구들, 사랑하는 연인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는 집으로 돌아오다 곤경에 처한 노인을 도와주고 노인이 내민 음료수를 마십니다. 정신을 잃고 깨어나 보니 온몸이 피범벅인 상황에 경찰들이 덮쳐옵니다. 최엽은 연쇄살인범이라는 누명을 쓰고 사형을 선고받습니다. 진범이 밝혀지기 전까지 억울하게 옥살이한 기간은 무려 17년입니다.
여기까지만 읽어도 상당히 괴로운 이야기지요. 그런데 이번주 소개할 웹툰은 여기서부터 시작합니다. 고태호 작가의 <당신의 과녁>이라는 작품입니다. 제목은 가톨릭·개신교 공동번역성서 욥기 7장 20절에서 따왔습니다. 사람을 감시하시는 이여, 내가 죄를 지었다고 해서 당신께 무슨 큰 손해라도 된단 말씀입니까? 어찌하여 나를 당신의 과녁으로 삼으십니까?
인간은 감히 인스타 팔로워 구매 신의 뜻을 알 수 없다고 하지요. 신은 인간에게 관심이 없거나 무능한 존재로 보입니다. 진범 석규남은 처벌을 받지 않았습니다. 최소 16명을 살해했지만 가정을 이루고 회사를 정년퇴직한 뒤 건강하게 살다 평온하게 자연사했습니다. 석규남은 자신이 인간을 죽이지 않으면 견딜 수 없는 사이코패스로 태어났으며, 언젠가는 신이 날린 심판의 화살이 자신을 맞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죽을 때까지 신의 화살은 닿지 않았습니다. 신은 나쁜 석규남 대신 착한 최엽을 과녁으로 삼은 듯합니다. 39살에 감옥을 나온 최엽은 하늘을 올려다보며 가래침을 뱉습니다.
<당신의 과녁>은 최엽의 복수를 다룬 스릴러입니다. 진범은 이미 세상에 없지만 진범의 가족에게라도 복수하려고 합니다. 삶을 파괴당한 사람을 섬뜩할 만큼 사실적으로 그렸습니다. 가슴이 터질 듯한 분노와 절망이 생생합니다. 타인의 고통을 외면하고 이기심을 합리화하는 주변 인물들은 평범해서 더 현실적입니다. 아들의 무죄를 주장하며 17년을 보낸 아버지는 말합니다. 세상은 결코 우리에게 사과하지 않아. 오히려 우리가 살기 위해선 역으로 세상을 용서해야 할 테지.
고태호 작가는 치밀한 심리묘사로 유명합니다. 특유의 건조한 그림체로 인간의 가장 부박한 부분을 후벼파는 솜씨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습니다. 유려한 연출도 거의 영화처럼 느껴질 정도입니다. 현재와 과거를 교차 편집하며 감정을 차곡차곡 쌓아가다 일순간 터뜨립니다. 감정이 활화산처럼 폭발할 때 말과 소리를 삭제한 장면들에서 내면의 무언가가 와르르르 무너져내리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가해자를 무분별하게 낙인찍는 사회와 피해자를 보호하지 못하는 법질서에 대한 비판적 시각도 보입니다. 쉽게 뜨거워지고 식어버리는 언론과 여론을 향한 작가의 시선이 날카롭습니다. 실제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사람들을 다룬 언론 기사에선 보상금도 받았으니 이제 다 잊고 행복하게 살라 등의 선량하지만 무신경한 댓글들을 흔히 인스타 팔로워 구매 찾아볼 수 있습니다.
초반부의 강렬한 독기가 후반부로 갈수록 사라지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코미디 요소가 쉼표 역할을 하기도 하지만 웃음기를 쫙 빼고 극한까지 밀어붙였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습니다. 하지만 누명과 복수라는 자극적 소재를 다루면서도 무리하지 않고 설득력 있는 결말을 만들어냈습니다. 영화나 드라마로 만들어져도 재미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당신의 과녁>은 2019년 12월부터 2021년 6월까지 네이버웹툰에서 연재돼 전체 76편으로 완결됐습니다. 만 15세 이용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