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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주]간식 개발을 둘러싼 무시무시한 전지구적 음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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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한 작성일24-06-03 11:42 조회17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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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주’는 주말에 볼 만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콘텐츠를 추천하는 코너입니다. 매주 토요일 오전 찾아옵니다.
기업의 라이벌 의식은 해당 산업 발전의 원동력이 되곤 했습니다. 코카콜라와 펩시, 나이키와 아디다스, 맥도날드와 버거킹, 삼성과 애플, 마블 코믹스와 디씨 코믹스…. 미국인에게 사랑 받는 아침식사 시리얼을 만드는 켈로그와 포스트도 오랜 라이벌입니다.
넷플릭스 <언프로스티드>는 신제품 개발을 앞둔 켈로그와 포스트의 경쟁을 다룬 코미디 영화입니다. 두 회사가 치열하게 경쟁했다는 것 자체야 사실이겠지만, 영화의 세부 내용은 허구로 보입니다. 이런 황당한 이야기가 진실일 리는 없거든요.
1960년대 초반 미국 미시간주 배틀 크릭에서 켈로그와 포스트 건물은 길 하나를 사이에 둔 채 진을 치고 있습니다. 선대로부터 사업을 물려받은 양사의 최고경영자는 매일 쌍안경으로 상대가 무엇을 하는지 염탐하기에 바쁩니다. 두 회사의 최고경영자는 한때 사귀었으나, 원수 가문의 연인인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맺어지지 못한 아픈 사연도 간직하고 있습니다. 어느 날 켈로그는 포스트가 상온 보관할 수 있는 과일 페스트리를 넣은 아침 식사를 개발한다는 첩보를 입수합니다. 뒤질 수 없던 켈로그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서 일하던 전직 연구원을 불러들이는 한편, 아동용 자전거 제작자, 미트볼 통조림 개발자, IBM 슈퍼컴퓨터 등을 모아 신제품 개발 드림팀을 만듭니다.
벌써 뭔가 이상하다고 느끼실 겁니다. 아침 식사를 개발하는데 자전거 개발자와 슈퍼컴퓨터가 왜 필요하죠? <언프로스티드>는 관객의 예상을 크게 벗어나는 ‘병맛 코미디’에 가깝습니다. 미국식의 얼토당토 않은 유머도 첨가됐습니다. 신제품 개발은 곧 난관에 부딪힙니다. 영화에는 우유 산업을 통제하는 거대 카르텔이 등장합니다. 시리얼 대체 식품 소비가 늘어나면 우유 소비도 줄어들 수 있기에, 우유 카르텔은 켈로그 개발자들을 협박합니다. 포스트의 개발 속도를 늦추기 위한 첩보전도 펼쳐집니다. 켈로그 직원들은 푸에르토리코의 설탕 거물을 찾아가 독점권을 획득해 포스트를 방해합니다. 포스트 회장은 소련 서기장 흐루시초프를 찾아가 쿠바 설탕을 들여오려 합니다. 두 회사의 사생결단 경쟁에 백악관까지 개입합니다.
켈로그의 마스코트인 호랑이를 연기하던 배우가 영화 막바지 최대 위기를 초래합니다. 셰익스피어 연극을 하는 자존심 높은 이 배우는 생계를 위해 호랑이 가면을 쓰고 광고에 출연하지만, 켈로그의 부당한 대우에 화가 나 있는 상태입니다. 새 제품이 개발되면 호랑이 역할이 필요 없어질지도 모른다는 염려에 배우는 전국의 마스코트 연기자들을 모아 대규모 시위를 계획합니다. 앵무새, 호랑이, 닭, 초콜릿 같이 귀여운 복장을 입은 배우들이 켈로그 건물 앞에서 폭동을 일으키는 대목은 영화의 종반부 하이라이트입니다.
1960년대풍의 화려하고 원색적인 레트로 세트와 의상이 등장합니다. 아침 식사 개발 과정에 냉전 시대의 미국과 소련 정부, 폭력을 불사하는 거대한 식품 카르텔이 엮여있다는 황당한 상상력이 펼쳐집니다. 물론 <언프로스티드>를 즐길 만하다면 이 터무니없는 코미디를 즐겁게 연기한 배우들에게 공을 돌려야 할 겁니다. 미국의 전설적인 시트콤 배우인 제리 사인펠드가 연출하고 주연을 맡았습니다. 인스타 좋아요 늘리기 멜리사 맥카시, 에이미 슈머, 피터 딩클리지, 크리스천 슬레이터. 제임스 마스던이 작정한 코미디 연기를 보여줍니다. 무엇보다 <패딩턴 2>, <웡카> 등에서 엄숙한 표정, 근엄한 대사로 엇박자 코미디를 보여준 휴 그랜트가 호랑이 연기를 하는 배우로 등장해 다시 한번 실력을 발휘합니다.
결국 켈로그가 만든 음식은 팝타르트입니다. 저는 먹어보지 못했지만, 맛본 사람에 따르면 엄청나게 달고 맛있지만 몸에는 안 좋을 것 같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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