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국회 개원과 함께 여야에 ‘지구당 부활’ 바람이 불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22대 국회 문이 열리자마자 지구당 설치를 골자로 한 정당법 개정안을 발의할 예정이고, 국민의힘에선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꺼내든 지구당 부활 카드에 상당수 인사가 호응하는 분위기다. 각종 불법 정치 자금의 온상으로 지목돼 2004년 폐지됐던 지구당이 22대 국회에서 다시 살아날 수 있을지 관심을 끈다.
21대 국회에서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야당 간사를 지낸 김영배 민주당 의원은 29일 22대 국회 개원 첫날(30일) 자신의 1호 법안으로 지구당 부활 내용을 담은 정당법 개정안을 발의한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통화에서 정치 양극화의
인스타 좋아요 늘리기 폐해를 막고, 당원 중심의 정당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지구당 부활은 필요하다며 당 지도부에 당론 채택을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과거 제왕적 총재 시절엔 당원 대부분이 동원되는 경우가 많았고, 그렇다 보니 지구당이 총재의 하수인으로 전락했다며 하지만 지금은 모든 정당이 상향식 민주주의 체제가 어느 정도 갖춰져 지구당 부활의 환경이 조성됐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제도의 허점을 보완하기 위해 지구당 후원회의 연간 모금 한도액을 5000만원으로 제한하는 정치자금법 개정안도 함께 발의한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대표도 지난 23일 부산에서 열린 민주당 당원 콘퍼런스 행사에서 지구당 부활도 중요한 과제라며 22대 국회에서 관련 법안 처리를 시사했다. 이 대표는 2022년 전당대회에서 지구당 부활을 공약했다.
정당의 지역조직인 지구당은 과거 사무실 임차료 등 막대한 자금이 들어가 ‘돈 먹는 하마’라는 비판을 받았다. 결정적으로 2002년 대선 당시 한나라당의 일명 ‘차떼기’ 불법 정치자금 수수 논란이 불거지며 폐지 논의가 시작됐다. 이후 2004년 한나라당 의원이었던 오세훈 서울시장이 발의한 정당법·정치자금법·공직선거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며 지구당이 사라지고 지금의 당협위원회(지역위원회) 체제가 만들어졌다.
문제는 지구당과 달리 당협위원회는 공식적인 정당 조직이 아니기 때문에 지역사무실을 운영하거나 유급 직원을 고용할 수 없게 돼 있다는 점이다. 자체 현수막을 걸 수도 없고, 정치 후원금은 선거기간에만 모금할 수 있다. 현역 의원들은 지역사무실을 둘 수 있어서 문제될 게 없지만, 원외 당협위원장과 정치 신인들에게는 이 같은 제약이 큰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 지구당이 사라지면서 지역 당원들의 언로가 막혔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국민의힘에선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지구당을 부활시키자고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구당 부활론이 나오고 있다. 한 전 위원장은 최근 총선 당선·낙선인들을 만나 지구당 부활 필요성을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대표 출마가 예상되는 한 전 위원장이 지구당 부활을 첫 의제로 제시한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박상수 국민의힘 인천 서구갑 조직위원장은 이날 YTN 라디오에서
인스타 좋아요 늘리기 다음 총선에서 수도권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수도권의 조직이 필요한데 그러려면 지구당 같은 게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한 전 위원장에게) 건의했다며 한 전 위원장도 이를 실행하기 위해 역할을 하겠다고 답을 준 것도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 원외조직위원장 사이에서는 지구당 부활을 받아주는 당권 주자를 전당대회에서 지지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국민의힘 수도권 지역 원외조직위원장들은 이날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 모여 지구당 부활 방안 등을 협의했다. 서울의 한 국민의힘 당원협의회 위원장은 이날 통화에서 지구당 부활
인스타 좋아요 늘리기 논의가 가시화되는 분위기에 환영하고 있다며 원외조직위원장들은 전당대회에서 지구당 부활 의지가 강한 사람을 지지할 수밖에 없다. 당 대표 출마가 예상되는 한 전 위원장이 제일 처음 꺼낸 의제여서 의미가 크다고 본다고 했다.
다만 금권선거 폐단이 부활할 수 있다는 우려는 걸림돌이다. 후원금 규모와 인력을 줄이더라도 사무실을 운영하려면 비용이 들고, 현역 의원이나 지역위원장이 지구당을 사조직처럼 운영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기득권을 쥐고 있는 현역 의원들이 과연 법안 처리에 협조하겠느냐는 회의론도 있다. 이에 김 의원은 이재명 대표와 한동훈 전 위원장이 모두 긍정적인 견해를 내비쳤다며 거대한 흐름을 되돌리기는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