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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삶] 문화와 야만의 공존, 일그러진 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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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한 작성일24-06-04 18:28 조회12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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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틀러와 미학의 힘프레더릭 스팟츠 지음 | 윤채영 옮김생각의힘 | 688쪽 | 3만7000원
나치 독일의 총통 아돌프 히틀러는 20세기 최악의 독재자로 꼽힌다. 청년 시절 히틀러의 꿈은 화가였다. 1905년 열여섯 나이에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수도 빈으로 갔다. 국립 미술 아카데미에 두 차례 지원했지만 낙방했다. 히틀러가 이때 입시에 합격했다면 2차 세계대전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는 농담이 있다.
미국 외교관 출신 문화역사가 프레더릭 스팟츠는 <히틀러와 미학의 힘>에서 ‘정치인’이 아닌 ‘예술가’로서의 히틀러를 조명한다. 히틀러는 파괴적 권력과 창조적 열망을 동시에 가진 인물이었다. 회화, 음악, 영화, 건축 등 다양한 예술 분야에서 자신의 이상을 펼쳤다. 스팟츠는 히틀러가 어떤 예술적 구상으로 지배와 탄압을 정당화했는지 고발한다. 사진 자료가 풍부해 읽기 재미있다.
레니 리펜슈탈 감독의 전설적 선전영화 <의지의 승리>는 1934년 뉘른베르크에서 열린 제6차 나치 전당대회를 촬영한 것이다. 히틀러가 후원한 이 영화에선 나치 특유의 장대하고 상징적인 대중집회 연출을 볼 수 있다. 히틀러의 최면적인 웅변과 극적 연출이 결합해 광장에 모인 대중 수십만명을 열광적인 섬망 상태에 빠뜨렸다.
히틀러의 취향은 고전주의와 낭만주의였다. 모더니즘을 비롯한 다른 예술은 ‘독일의 타락’으로 규정해 배척했다. 독일 전역에서 ‘타락한’ 회화·조각들을 모아 1937년 뮌헨에서 ‘퇴폐미술전’을 열기도 했다. 그는 빌헬름 푸르트벵글러 등의 음악가들을 지원해 나치 이념을 홍보했다.
스팟츠는 히틀러에 대해 권력을 쟁취하고 유지하는 데 미학을 활용한 사람은 그가 유일하다고 적었다. 예술에 관한 그의 관심은 사적이고 또 진짜다. (중략)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고 있다고 생각하면서 사실은 야만스러운 짓들을 벌였다. 그는 문화와 야만이 함께 공존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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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인공지능(AI) 시장에서 빅테크 간 경쟁이 불붙으면서 생성형 AI 시장이 글로벌 빅테크가 장악한 ‘그들만의 리그’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AI 모델 개발, 학습 데이터 확보, 유지 비용 등 진입장벽이 높다 보니 후발주자가 따라잡기 쉽지 않은 구조다.
미국 스탠퍼드대의 ‘AI 인덱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가장 많은 파운데이션(기초모델)을 출시한 기업은 구글(18개)이다. 이어 메타(11개), 마이크로소프트(MS·9개), 오픈AI(7개) 순이다. MS는 오픈AI의 최대주주다. 국가별로 보면 미국이 109개로 2위인 중국(20개)을 큰 격차로 앞질렀다.
파운데이션 모델은 광범위한 산업에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딥러닝 모델이다. 챗GPT나 제미나이 같은 범용 AI 모델이 여기에 속한다. 의료·법률 등 한 분야에 특화된 AI 모델을 만드는 데에도 이용된다. 이 때문에 파운데이션 모델을 선점한 빅테크들이 후발주자들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황태희 성신여대 법학부 교수는 2일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가 향후 자사 파운데이션 모델을 응용하는 사업자에게 부당한 가격을 설정하거나 거래조건을 만드는 등 독점적 지위를 남용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데이터 격차도 우려 요소다. 생성형 AI 모델은 주어진 데이터를 바탕으로 스스로 학습한다. 투입된 데이터의 양과 질이 성능을 결정한다. 검색엔진·쇼핑 등 산업 전반에 걸쳐 있는 글로벌 빅테크는 최신 사용자 정보를 수집하는 데 경쟁사보다 유리하다. 신영수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AI 사업에 뛰어들 수 있는 기업은 이용자 데이터를 많이 가진 기업이라며 일찌감치 데이터를 확보한 기업들의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AI 모델 구축·학습에 들어가는 비용도 시장 진입자에게는 걸림돌이다. 주요 생성형 AI는 그래픽처리장치(GPU) 수천~수만개로 구성되는데, 고성능 GPU 가격은 개당 5000만~6000만원에 이른다. ‘AI 인덱스 보고서’에 따르면 인스타 한국인 팔로워 구글의 제미나이 울트라는 훈련 비용이 1억9100만달러(약 2645억원), 오픈AI의 GPT 4는 7800만달러(약 108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생성형 AI 독점으로 인한 피해가 소비자에게 이어질 수도 있다. AI 간의 ‘알고리즘 담합’이 그 예다. AI가 회사의 이윤을 극대화하는 과정에서 알고리즘을 통해 다른 AI와 ‘묵시적 담합’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담합자들 간의 소통 여부로 담합을 판단하던 전통적인 담합 기준에서도 벗어나 있다. AI 간 묵시적 담합을 처벌할 기준 역시 아직 없다.
각국의 규제 당국은 생성형 AI 관련 규제 마련에 착수했다. 유럽연합(EU)이 지난달 세계 최초로 ‘AI 규제법’을 승인했다. 이 법은 AI 개발 과정에서 정보 공개 의무를 강화하고, 위험 기술은 원천 차단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미국 규제 당국인 연방거래위원회(FTC)도 지난 1월 MS·구글·아마존에 생성형 AI 기업에 투자한 배경을 소명하라고 요구했다. 빅테크 기업이 AI 관련 스타트업에 경쟁적으로 투자를 늘리는 것에 제동을 건 것이다. 국내 공정거래위원회도 지난 4월 생성형 AI 시장 실태조사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