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전당대회에서 당대표와 대표 부재 시 직을 승계할 수석최고위원을 함께 뽑는 2인 지도체제를 논의 테이블에 올렸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 후 비대위가 4차례 출범하는 등 불안정했던 당권에 안정감을 주고, 자칫 ‘한동훈 대세론’으로 관심에서 멀어질 수 있는 전당대회의 흥행을 고려한 방안이다.
다만 친윤석열계와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 측이 반대할 경우 짧은 시간 안에 새로운 체제에 합의하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황 위원장은 5일 원외 당협위원장들과 면담하면서 당을 2인 지도체제로 바꿔 당대표 선거 1위가 대표를 하고 2위가 수석최고위원을 맡는 안을 얘기했다고 면담에 참여한 한 당협위원장이 전했다.
황 위원장은 이날 통화에서 당대표 한 명만 있으니, 지도부가 무너지면 또 비대위로 가서 또 전당대회를 하고 지금 2년 만에 대표가 6명이나 바뀌었다며 그런 악순환을 보완하기 위해 부통령처럼 대표직을 이어받는 사람을 하나 두면 어떠냐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다만 내 생각은 아니고 하나의 의견에 불과하다. (당헌당규개정)특위가 정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후 2년 동안 이준석 대표, 주호영 비대위원장, 정진석 비대위원장, 김기현 대표, 한동훈 비대위원장,
인스타 좋아요 늘리기 황 위원장까지 6명이 당대표를 맡을 정도로 혼란을 겪었다.
한 지도부 인사는 만약 내년에 보궐선거에서 진다면 또 대표가 책임지라고 하고 다시 비대위로 가야 한다며 당을 걱정하는 많은 분들이 황 위원장에게 2인 지도체제를 건의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2인 지도체제 제안에는 전당대회를 흥행시키려는 목적도 있다. 현재 국민의힘 지지층 사이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한 전 위원장이 출마했을 때 다른 유력 후보들이 출마를 포기하고 ‘어대한’(어차피 대표는 한동훈) 분위기가 형성되면 관심을 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2인 지도체제가 되면 유력한 1위가 있더라도 수석최고위원이 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질 수 있다.
2인 지도체제가 당내에서 많은 동의를 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 전 위원장 측근들은 당선이 유력한 한 전 위원장의 당권이 위협받을 수 있는 2인 지도체제를 원하지 않을 공산이 크다. 친윤계 역시 자신들과 뜻이 맞지 않는 대표급 인사가 한 전 위원장 외에 한 명 더 생길 수 있어 탐탁하지 않을 수 있다.
여상규 당헌당규개정특위 위원장은 이날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지금 지도체제를 개편할 때인가 의문을 제기하는 분들이 많았다며 지명된 위원들이 지도체제까지 거론하는 건 특위의 권한 범위를 넘어선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