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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자이니치 1세대는 누가 돌볼까···재일동포 ‘개호’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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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한 작성일24-06-13 13:28 조회18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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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여덟
지난 4일 오전 11시. 오사카 재일동포 요양시설 ‘산보람’의 체조 시간. 숫자 구령이 나오자 구순이 넘은 어르신 6명이 체조를 시작했다.
일제 강점기에 넘어와 평생 일본말을 써왔지만 지금은 한국 숫자에 더 반응이 빠르다. 갈수록 기억은 옅어지는데 고향말은 전보다 또렷하다.
고경일 산보람 이사장은 치매 어르신 중에는 그간 써왔던 일본어는 다 잊고 한국어만 기억하는 경우도 있다며 어린 시절 먹었던 음식, 들었던 노래, 쓰던 말을 본능적으로 찾는다고 말했다.
산보람이 돌보는 어르신은 모두 60명. 100세를 바라보는 자이니치(재일동포) 1세대로 대부분 제주도 출신 여성들이다.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은 산보람 직원이 직접 집에 방문해 식사나 목욕을 챙긴다. 대신 장을 보고 생필품을 챙기는 것도 주요 ‘홈 서비스’이다.
움직임이 수월한 어르신은 오전 9시30까지 요양시설로 모셔와 오후 4시까지 보살핀다. 식사와 목욕 서비스를 시작으로 레크레이션과 체조로 건강을 챙긴다. 식단은 주로 한식으로 짠다. 김치 역시 빠지지 않는다.
산보람이 돌보는 어르신 중 9명은 요양시설에 거주하면서 24시간 보살핌을 받는다. 지난 4월15일 100세 생일을 맞은 김춘생 할머니도 산보람에 산다. 젊은날 고향 제주도를 떠나 이국 땅에서 평생 가난과 차별을 견디며 살았다.
김 할머니는 연금 혜택을 받지 못한다. 일본 ‘국민 연금’ 제도가 도입된 1961년 당시 일본 정부는 자이니치를 연금 가입 대상에서 제외했다. 정부가 공식적으로 자이니치를 자국민으로 인정하지 않은 셈이다. 대부분의 자이니치 1세는 김 할머니처럼 연금 혜택을 받지 못한다. 받는다 해도 금액이 적다. 자이니치 1세가 생활고를 겪는 이유이다.
김 할머니는 생활보호대상자로 매달 생계 수급비를 받아 요양비로 쓴다. 직원들의 보살핌 덕분에 컨디션은 좋지만 최근 들어 치매 증상이 짙어지고 있다.
김 할머니는 100세 생일 잔치를 한 기억이 난다며 그거 말고는 아무것도 모르겠다. 머릿속이 복잡하다고 했다.
자이니치 1세는 자이니치 3세가 돌본다. 산보람 직원 총 25명 가운데 19명이 재일동포다. 고 이사장 역시 재일동포 3세다.
요양시설에서 의도적으로 한국 핏줄 직원만을 채용하는 것은 아니다. 채용공고를 내면 주로 재일동포가 지원한다.
반면 일본인은 재일동포 시설에서 일하기를 꺼린다. 문화가 달라 일이 쉽지 않겠다는 판단에서다. 가뜩이나 일본에서 개호(돌봄)는 임금 수준이 낮고 노동강도가 높아 인력난이 심각한 업종이다. 이 때문에 재일동포 시설에서는 직원을 구하기가 더 어렵다.
고 이사장은 재일동포는 기본적으로 ‘내 민족은 내가 돌보는 게 당연하다’는 인식이 기저에 깔려있다며 다만 갈수록 그런 동족 의식이 옅어지고 있어서 앞으로는 재일동포를 돌보는 시설도 사람도 사라질 지 모른다고 했다.
산보람 내 일본인 직원은 5명 뿐이다. 이들은 특별하다. 할머니의 아픔을 치유해야 하는 임무가 있다. 할머니가 일본인에게 받은 차별의 한을 풀어주는 역할이다.
고 이사장은 일본인 직원이 극진하고 친절하면 할머니들이 ‘그래도 착한 일본인이 있구나’ 생각하고 차별의 상처가 아문다며 일본 직원이 들어오면 ‘할머니가 일본인에 대한 한을 품을 채로 돌아가시지 않도록 해달라’고 당부한다고 말했다.
산보람은 정부 지원 없이 운영하기 때문에 재정이 넉넉하지 않다. 주오사카 한국 영사관과 할머니의 ‘고향’ 제주도에서 종종 생필품 지원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도움이 필요하다. 고 이사장은 이분들의 삶이 차별의 아픔으로 끝맺지 않고 자신의 생, 삶에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정성을 다해 돌볼 것이라며 이제는 경제적으로 풍족한 한국이 이들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고 했다.
올 여름 수온이 평년보다 높을 것으로 예보되면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양식장 고수온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당국은 고수온 예비특보 발표 기준을 강화하고, 피해 보상을 위한 재난지원금 규모를 확대한다.
10일 해양수산부의 ‘고수온 발생 및 피해 현황’을 인스타 한국인 팔로워 보면, 지난해 고수온 영향으로 넙치와 전복 등 양식 생물이 폐사하면서 입은 피해액은 총 438억원이다. 2022년 10억원에서 40배 넘게 피해규모가 커진 것이다. 해수부는 지난해 남해와 동해 연안 중심으로 수온이 전년보다 2~3도 높아 양식업계 피해가 컸다고 설명했다.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지난해 8월 하순부터 9월 초순까지 한반도 주변 해역의 평균 수온은 26도를 기록했다. 해역별로는 남해가 27.9도로 가장 높았으며, 동해 25.8도, 서해 25.4도 순이었다. 평년에 비해 동해가 2도 이상 높았고, 남해와 서해는 1도 안팎 상승했다.
지난 한 해 한반도 연근해 이상 고수온 발생일은 총 86.5일로, 9월에는 한반도 연근해 일평균 해수면 온도가 한 달 내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게다가 냉수대(여름철 주변해역 수온보다 5도 이상 낮은 수온의 물덩어리) 세력도 예년에 비해 약해 고수온 현상을 키웠다. 이 때문에 양식장 집단 폐사가 늘며 양식어가 수입은 전년 대비 18.4% 줄었다.
문제는 올해도 남부지방 중심으로 연안과 내만 해역에서 평년 대비 1∼1.5도 정도 높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는 점이다.
양식 생물은 적정 수온보다 높은 환경에서 면역력이 급격히 떨어지게 된다. 예를 들어 전복의 경우 6~8월 산란 과정에서 에너지를 소모하면서 면역력과 환경저항력이 저하된다. 이 상태에서 25도 이상 고수온이 지속되면 가두리 내부의 용존산소가 부족해지고, 혈액세포 파괴 등으로 먹이를 먹는 양도 줄어 결국엔 집단 폐사할 수 있다.
해수부는 어업인들이 고수온 피해 예방 준비를 충분히 할 수 있도록 올해부터 고수온 예비특보 발표 기준을 기존 수온 28도에서 25도로 낮춘다. 또 보험금 수령액이 재난지원금보다 적은 경우 차액을 재난지원금으로 지급한다.
해수부 관계자는 고수온 특보가 발표되는 시기는 지난해(7월28일)와 비슷한 7월 말이 될 것이라며 더 많은 양식장이 피해 보상 보험금을 받을 수 있도록 재해보험 가입을 독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