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은 10일(현지시간) 연례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그간 소문만 무성하던 오픈AI와의 파트너십을 공식 발표했다. 애플은 음성비서 ‘시리’를 강화하는 데 챗GPT의 ‘도움’을 받게 됐다. 기기 내에서 인공지능(AI) 기능을 처리하되, 시스템 내부에서 처리할 수 없다고 판단되면 외부 클라우드의 챗GPT로 전달하는 식이다. 삼성전자가 올해 초 갤럭시 S24 시리즈에서 온디바이스 AI에 클라우드 기반 AI를 결합한 것과도 비슷하다.
AI 경쟁에서 뒤처진 애플의 현실이라고 볼 수 있지만, 실리를 좇은 애플의 전략적 선택이라는 분석도 적지 않다. 생성형 AI 모델을 개발하는 데 드는 수십억달러의 비용을 아끼고, AI 사용으로 생길 수 있는 위험에 대한 책임을 피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데이비드 와그너 ‘앱투스 캐피털 어드바이저스’ 매니저는 애플은 오픈AI와 같은 파트너에게 AI의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며 애플은 싸움을 해야 할지, 어떤 싸움은 하지 말아야 할지 알고 있다. 이것은 그들이 싸워야 할 것이 아니다라고 월스트리트저널에 말했다.
이러한 방식은 라이벌 삼성전자가 앞서 보여준 것이기도 하다. 스마트폰 기기에 강점이 있는 삼성전자는 자체 개발한 AI ‘가우스’를 온디바이스에서 구동하고, 더 복잡한 기능에는 파트너사 구글의 생성형 AI ‘제미나이’를 가져다 썼다.
애플은 이전에도 업계 최초로 제품을 내놓은 회사는 아니었지만, 결국은 고객 친화적인 제품과 디자인, 마케팅으로 시장을 장악해왔다. 이에 애플이 AI의 성능보다 사용자 친화성을
인스타 팔로워 높이는 데 집중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크레이그 페더리기 애플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수석 부사장은 챗GPT 등 외부 모델을 접목한 이유에 대해 그래도 사용자 경험이 중요하다며 소비자들이 널리 이용하는 모델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구글과의 협력 가능성도 열어뒀다. 그는 이용자는 자신이 사용하고 싶은 특정 모델, 예를 들어 창의적인 글쓰기나 코딩에 적합한 모델을 선호하게 될 것이고, 우리는 이를 지원하려고 한다며 구글 제미나이와 같은 다른 모델 접목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생성형 AI 개발에 뛰어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두 회사의 파트너십에 강한 반감을 드러냈다. 머스크는 이날 자신의 X(옛 트위터) 계정에 애플이 OS(운영체제) 수준에서 오픈AI를 통합한다면 내 회사들에서 애플 기기는 (반입이) 금지될 것이라며 애플이 자체적인 AI를 만들 만큼 똑똑하지도 않으면서 어떻게든 오픈AI가 당신의 보안과 사생활을 보호하도록 보장할 수 있다는 것은 터무니없다고 비난했다.
삼성모바일미국 X 계정도 ‘애플’을 추가한다고 해서 새롭거나 획기적인 것은 아니다. AI에 온 것을 환영한다라는 견제의 글 뒤에 사과 이모티콘을 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