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의 오류로 일부 미국 주식 가격이 99% 가량 낮게 표시돼 국내 투자자들이 대거 ‘미수금 폭탄’을 맞았다. 관련 증권사는 투자자 피해를 고려해 선제적으로 배상에 나서기로 했다. 이상 거래에 제동을 걸 시스템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주식 매매 계약을 빠르게 체결할 수 있는 ‘시장가’의 취지가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해당 증권사는 제도 손질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지난 3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약 2시간 동안 버크셔헤서웨이A 등 40여개 종목의 주가가 기존 가격보다 99% 가량 낮게 표출되는 전산오류가 발생했다. 급락한 가격에 일부 국내투자자들은 차익 실현을 위해 매수 주문을 넣었다.
문제는 그 이후다. 오류를 시정하기 위해 거래를 중단한 뉴욕증권거래소가 거래를 재개하면서 주문을 정상가로 체결했다. 시장가로 매수 주문을 넣은 투자자는 체결 금액이 단숨에 수십 배 가량 뛰었다. 이렇게 급등한 체결 금액이 계좌 예수금을 크게 넘어서면서 대거 미수금이 발생했다. 보유한 종목의 주가가 상승한 투자자의 피해는 없지만, 주가가 하락한 투자자는 평가손실에 더해 미수금을 떠앉게 됐다.
투자자의 피해는 시장가 매매 시스템을 채택하고 있는 키움증권과 미래에셋증권에 집중됐다. 다른 증권사의 경우 해외주식에 대해 시장가 매매를 채택하지 않거나, 시장가가 현재가를 기준으로 일정 범위 내에서 채택되도록 ‘한도’를 정해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 키움과 미래는 각각 수십 여명이
인스타 한국인 팔로워 수 억원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산됐다.
뉴욕증권거래소의 전산오류로 피해가 발생한 만큼 법적으로 증권사가 배상할 책임은 없다. 이들 증권사는 투자자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선제적으로 피해 금액을 지급하고 이후 뉴욕증권거래소에 관련 금액을 청구하기로 했다.
다만 배상 과정은 험난하다. 고객이 주식을 매도하지 않은 경우 손실 금액이 확정되지 않은데다, 주가가 오를 경우 투자자가 오히려 이익을 볼 수 있다. 배상 기준을 마련하기 어려운 셈이다.
또 차후 유사한 사례가 생길 경우 이번 배상이 선례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시장가 매매로 미수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위험이 많이 알려져 있고, 빠르게 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사용되는 시장가 특성상 투자자의 매수 의지도 강하게 작용한다. 이번 전산오류의 경우 지정가로는 체결이 어려웠고, 주문 금액이 정상적인 금액으로 보기 어려운만큼 투자자가 감수해야 할 위험성이 컸다. 그럼에도 배상에 나설 경우 시장에 고위험 투자에도 손실이 없는 ‘모럴헤저드’ 시그널을 줄 수 있는 셈이다. 한 증권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런 선례가 나오면 자본시장 논리를 무너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
증권사의 배상 책임은 없지만
인스타 한국인 팔로워 이상 거래에 따라 미수금이 과도하게 발생하는 것에 제동을 걸 수 있는 시스템이 부재한 것은 투자자 피해로 이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시장가’의 기능을 과도하게 축소할 경우에도 역효과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시장이 급락했을 때 시장가는 빠르게 팔 수 있지만, 시장가에 캡(한도)이 있어 캡을 넘어서는 금액으로 급락하면 매도할 수 없는 문제가 있다며 반대의 상황도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키움과 미래는 이번 전산오류 문제를 계기로 제도 개선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제도 개선 관련) 내부 검토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