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조기 총선 1차 투표 결과는 예상대로 극우 국민연합(RN)의 완승이었다. 극우 정당이 프랑스 의회 다수당이 되는 이례적 상황이 현실화하자 조기 총선을 결정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에 대한 비판이 더욱더 거세진다. 현지 언론은 마크롱주의의 종말이라는 평가를 했다.
프랑스 극우 정당의 시작은 1972년
인스타 팔로우 구매 장 마리 르펜이 창당한 국민전선(FN)이다. 장 마리 르펜은 현재 RN을 이끄는 마린 르펜 의원의 부친이다. FN은 반공주의, 민족주의, 반(反)이민, 반유럽연합(EU) 정책을 내세우는 동시에 반유대주의나 인종차별 성향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이런 극단적 성향 때문에 주류 정당들의 집중 공세를 받았고 프랑스 정치권에서 비주류로 취급받았다. 그러나 2008년 세계 금융 위기에 이은 경제 불안정에 따른 불안감은 FN의 반이민·반EU에 대한 지지층 확대로 이어졌다.
2011년 마린 르펜이 당 대표에 오르면서 이미지
인스타 팔로우 구매 쇄신에 나섰다. 당명을 RN으로 바꾸고 부친을 비롯한 급진적인 인사들을 정리했으며 반유대주의적·동성애 혐오 발언 등을 통제했다. 여기에 프랑스 내 이민자 급증에 따른 테러 등 사회 불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물가 상승 등 사회 불안 요인이 더해지면서 ‘극우 돌풍’을 만들어냈다.
특히 이번 총선에서는 이민과 국경 통제 문제를 최우선 과제로 꼽은 공약이 민심을 파고들었다. 외국인 무슬림 범죄자 추방을 용이하게 하고 불법 이민자에 대한 국가 의료 지원도 폐지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에너지 부가가치세 인하, 기본 생필품 부가가치세 폐지 같은 민생 공약도 내놓았다. 이는 극우 지지층 외에 여성·청년층 등 지지층을 확대하는 데 토대가 됐다.
마크롱 대통령의 조기 총선 결정에 대한 비판은 더 거세지고 있다. 그는 지난달 7일 유럽의회 선거에서 RN이 압승하자 의회 전격 해산과 조기 총선을 발표했다. RN의 기세를 초반에 꺾어야 한다는 위기감이 작용했다. 프랑스 국민이 극우로 정권이 넘어가는 것은 어떻게든 막아줄 것이라는 믿음이 깔려있었다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지난해 연금 개혁과 이민법 개정 추진으로 민심이 바닥을 쳤고, 최근 고물가 상황도 마크롱 정책에 대한 분노만 키웠다. 그의 조기 총선 ‘베팅’이 결과적으로 극우 세력의 의회 장악에 판을 깔아줬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극우 정당의 정치권 진입에 대한 불안도 커지고 있다. 르 피가로는 사설에서 프랑스는 정치적 모함과 제도적 교착 상태라는 이중적 관점, 즉 양면적 정권 위기에 직면해있다고 했다. 지역 신문인 라 마르세예즈는 1차 투표 결과를 보도하면서 RN을 직접 언급하지 않고 RN의 상징색을 들어 전국의 갈색 물결이라면서 이 길을 막는 데 남은 시간은 (결선 투표일인 7일까지) 일주일뿐이라고 했다.
칼럼니스트 파스칼 코퀴스는 프랑스 알자스 지역 신문인 DNA에 실은 글에서 이번 1차 투표 결과에 대해 마크롱주의의 종말이라고 했다. 그는 민주주의를 희생하면서 위험을 감수한 마크롱 대통령이 새로운 역동성을 만들기에는 기간이 너무 짧았다면서 선거 모험주의에 대한 값비싼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지적했다.